9살도 베팅… 온라인도박 무방비 노출

김규태 기자 2024. 4. 25.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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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초등학생 A(9) 군은 '하루를 즐겁게 보내자'는 문자메시지에 무심코 첨부 링크를 눌렀다.

곧장 도박 사이트로 연결됐고, 홀짝·사다리·스포츠 결과 맞히기 등 온갖 도박들이 '게임'이란 문구로 홍보되고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인 B 군도 지난해 '공짜 영화 사이트가 있다'는 친구의 말에 스마트폰으로 접속했다가 도박 중독자가 됐다.

경찰은 B 군이 도박을 한 5000억 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수사해 관리자 등 8명과 청소년 도박범 32명도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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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특별단속 결과 2925명 검거
아동·청소년 1035명 달해
온라인상엔 버젓이 게임 홍보
문자링크 무심코 눌렀다 접속도

올해 초 초등학생 A(9) 군은 ‘하루를 즐겁게 보내자’는 문자메시지에 무심코 첨부 링크를 눌렀다. 곧장 도박 사이트로 연결됐고, 홀짝·사다리·스포츠 결과 맞히기 등 온갖 도박들이 ‘게임’이란 문구로 홍보되고 있었다. 휴대전화로 1만 원을 결제한 A 군은 ‘도박 게임’에 돈을 걸었다가 이를 알게 된 부모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됐다.

고등학교 2학년인 B 군도 지난해 ‘공짜 영화 사이트가 있다’는 친구의 말에 스마트폰으로 접속했다가 도박 중독자가 됐다. 해당 사이트엔 수십 개의 도박 광고가 걸려 있었고, 이때 접한 ‘슬롯머신’ 도박 등으로 2개월 만에 1200만 원을 잃었다. B 군은 지난달 도박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B 군이 도박을 한 5000억 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수사해 관리자 등 8명과 청소년 도박범 32명도 검거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난해 9월 말부터 올 3월 말까지 ‘청소년 대상 사이버도박 특별 단속’을 실시해 미성년자 1035명을 포함해 총 2925명을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미성년자 검거자 중에는 고등학생이 798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 228명, 대학생 7명이었다. 초등학생도 2명 적발됐는데, 최저연령은 1만 원을 걸고 도박한 A 군이었다. 청소년 검거 인원의 97.8%는 도박 행위자였다. 도박 행위를 넘어 도박 사이트 운영·광고 등에 연루된 경우도 다수 확인됐다. 부산청 사이버수사대는 최근 코딩·서버 관리 능력이 뛰어난 청소년 2명이 도박 사이트를 개설한 사건을 수사해 16명을 검거하고 청소년 도박 행위자 96명을 검거했다.

도박 사이트 유입 경로를 보면 중·고등학생은 ‘친구 소개’가 가장 많았다. 주요 유인 수단은 ‘문자메시지’였다. 경찰 관계자는 “무료 영화·웹툰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도박을 접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했다. 청소년 도박 유형은 바카라(41.9%)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바카라는 두 장의 카드를 더한 수의 끝자리가 9에 가까우면 이기는 방식의 게임이다. 단순한 홀짝·사다리·스포츠 결과 맞히기 등 최단 시간 승패를 확정할 수 있는 도박도 ‘게임’처럼 유행하고 있다. 경찰은 청소년들이 실명 명의 계좌나 문화상품권만 있으면 자금을 충전할 수 있는 구조여서 도박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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