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女배구 대표팀 두 외국인 감독 “세대 교체 관건... 과거 영광 찾겠다”

김영준 기자 2024. 4. 2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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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기자회견에 나선 이사나예 라미레스(왼쪽) 남자 배구 대표팀 감독과 페르난도 모랄레스 여자 대표팀 감독. /뉴스1

한국 배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두 40대 외국인 감독이 한국 배구 부활을 향한 출사표를 던졌다. 브라질 출신 이사나예 라미레스(40) 남자 대표팀 감독과 푸에르토리코 출신 페르난도 모랄레스(42) 여자 대표팀 감독은 2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대 교체에 성공해 한국 배구가 국제 무대에서 성적을 낼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배구는 최근 국제무대에서 심각한 부진에 빠져있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파키스탄에게 완패하며 조기 탈락하는 등 세계 무대는커녕 아시아 무대에서도 부진하며, 여자 대표팀 역시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2년 연속 전패(全敗) 수모를 겪었다. 남녀 모두 올여름 펼쳐지는 파리올림픽 본선에 오르지도 못했다. 대한배구협회는 그간 부진을 떨쳐내고 세계 무대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두 외국인 감독을 선임했다.

남자 대표팀을 이끄는 라미레스 감독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파키스탄을 이끌고 한국에 탈락 수모를 안긴 장본인이다. 그는 “파키스탄 감독으로 작년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서 두 차례 한국을 상대해서 약점과 장점을 모두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은 미들블로커와 파이프 공격을 많이 활용하지 않으며, 하이 볼(high ball)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강점은 서브가 강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들블로커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젊은 선수들을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도록 키워내야 한다”고 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기존 한국 V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 외에 이탈리아에서 뛰는 이우진(19·베로 발리 몬차)과 인하대 최준혁(20)을 대표팀에 처음 발탁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미래 잠재력을 보고 뽑았다”며 “최준혁은 203cm 장신 미들블로커로 풋 워크가 좋고, 이우진은 정식 스쿼드에 들진 못했지만 훈련 수준이 상당하다고 들었다. 직접 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어린 선수들을 유심히 지켜보는 것도 성인 대표팀 감독의 임무다. 어린 선수들을 빨리 대표팀에 소집하면 세대 교체가 원활하게 된다”며 “젊은 선수들이 성인 대표팀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모랄레스 여자 대표팀 감독은 직전까지 푸에르토리코 대표팀을 이끌고 세계 랭킹 16위까지 끌어올린 경력이 있다. 그는 “한국은 올림픽 메달을 딴 적이 있고 4강에만 두 번을 갔다. 과거 영광의 자리로 돌려놓고 싶다”며 “세계 랭킹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모랄레스 감독은 ‘팀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국제 대회에서 혼자 40득점하는 선수가 나오긴 힘들다. 득점을 고루 분포시켜야 한다”며 “팀 스포츠로 경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랄레스 감독 역시 세대 교체라는 임무를 맡았다. 그는 “김연경 등 황금 세대가 떠난 후 한국 대표팀이 침체기에 빠진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세대 교체에는 과도기가 온다. 지난 두 시즌 과도기를 보냈고, 세 번째 시즌인 이번엔 본격적으로 이뤄낼 준비가 됐다. 스타 공백을 팀으로 메우겠다”고 했다. 그는 또 “미래 인재 육성에도 관심이 많다”며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일하고 싶고 어린 선수들과 친선전도 계획하고 있다. 그렇게 해야 한국 배구에 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자 대표팀은 다음 달 1일 소집돼 강화 훈련을 한 뒤 6월 2~9일 바레인에서 열리는 2024 AVC(아시아배구연맹) 챌린지컵에 참가할 예정이며, 지난 15일 이미 소집돼 훈련 중인 여자 대표팀은 다음 달 14일부터 6월 중순까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미국 텍사스,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VNL 경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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