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허웅·허훈 “4차전 안에 끝내겠다”…챔프전 우승은 양보 못해!

“형제 대결이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긴장의 끈 놓지 않겠다. 부산 팬들 앞에서 우승컵을 들기 위해 4차전 안에 끝내겠다.(부산 KCC 허웅).”

“KCC에는 한 번도 지지 않겠다. 4-0으로 끝낼 것.(수원 KT 허훈).”

부산 KCC 허웅(왼쪽)과 수원 KT 허훈이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미소짓고 있다. 허웅과 허훈의 형제 대결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부산 KCC와 수원 KT의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은 오는 27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1차전을 치른다. 뉴스1

아무리 형제라 할지라도 양보할 수 없는 승부다. 프로농구 최고의 인기 스타 KCC의 허웅과 KT의 허훈 ‘허씨 형제’가 챔피언결정전 트로피를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KCC 전창진 감독, 허웅, 송교창과 KT 송영진 감독, 허훈, 문성곤은 25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 5층 교육장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챔프전 미디어데이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사제지간의 감독은 물론 형제 선수 모두 챔프전에서 최선을 다해 원하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정규리그 3위와 5위의 챔프전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5위가 챔프전에 진출한 것 자체가 처음인 만큼 KCC는 0%의 확률에 계속 도전한다. 최준용, 송교창, 허웅, 라건아로 이어지는 ‘슈퍼팀’ KCC는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DB를 3승 1패로 압도하고 챔프전에 선착했다. 봄 농구 들어서 완전체로 뛰어든 KCC의 기세는 ‘DB 산성’을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KT는 지난 24일 열린 정규리그 2위 창원 LG와의 4강 PO에서 5차전 접전 끝에 3승 2패로 챔프전에 올랐다. KT는 17년 만에 챔프전에 올라 구단 역사상 첫 우승을 정조준한다.

형제 모두 우승 경험이 없다. ‘농구 대통령’으로 불린 아버지 허재는 기아자동차에서 뛰던 실업 농구 시절 우승 7번이나 거머쥐었고, 프로농구에서는 원년인 1997시즌(부산 기아), 2002~2003시즌(원주 TG삼보) 두 차례 챔피언에 올랐다. 허웅은 2014~2015시즌 동부(현 DB)에서 처음 챔프전을 경험했으나 울산 모비스에 내리 4패를 당해 우승을 놓쳤다. 허훈은 이번이 통산 첫 챔프전 진출이다. 두 선수 모두 아직 우승 경험이 없는 만큼 간절함으로 똘똘 뭉친 상태다.

지난 24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창원 LG와 수원 KT의 4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KT 허훈이 돌파를 하고 있다. KBL 제공

허훈은 이날 “누구보다 우승 간절함이 크다. 최선을 다해서 재밌고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싶다”며 “시리즈 스윕으로 4-0을 이야기했는데, KCC에 단 한 번도 지기 싫어서 다 승리해 우승하겠다”며 “우승만 하면 부산이든 수원이든 상관없다. 한 게임도 내주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허훈은 ‘형’ 허웅에 대해 “워낙 잘하고, 멋진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챔프전에서도 보였으면 좋겠다”며 “부상 없이 함께 멋진 경기를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부산 KCC와 원주 DB의 4차전 경기. KCC 허웅이 득점에 성공 후 최준용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허웅도 “여기까지 정말 힘들게 올라왔다. 챔프전까지 온 만큼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 원하는 목표를 이루겠다”며 “최선을 다해서 절실하게 경기에 임하겠다. 팬들 앞에서 우승을 보이고 싶다. 4차전 아니면 6차전 홈에서 우승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꼽은 챔프전 최우수 선수(MVP) 후보는 각 팀의 외국인 에이스다. KCC 송교창은 “6강 PO나 준결승에서 보듯이 라건아가 정말 코트 안에서 무서운 영향력을 보였다. 챔프전에서도 이런 능력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럴 경우 압도적으로 라건아가 받을 것 같다”고 했다. ‘베테랑’ 라건아는 준결승에서 DB의 골 밑을 압도하며 시리즈 승리를 이끌었다. 허훈도 “패리스 배스가 MVP를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냥 ‘배스 고(GO)’이다”고 말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