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불탔다”...美가 비밀 지원한 ATACMS, 크림반도 러軍 강타
바이든, 2월 중순 “100기 이상” 지원 승인…지난 주에 우크라 공급
美 지금까지 확전 꺼려, 집속탄 탑재하는 사거리 160㎞짜리만 공급
미국은 지난 주에 사거리가 300㎞에 달하는 장거리 육군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ㆍ에이태큼스)을 우크라이나에 비밀리에 처음 지원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이를 즉시 사용해 17일 크림 반도의 러시아군 공항과 22일 밤 우크라이나 남동부 베르댠스크의 러시아군 집결지역을 강타했다고,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 수뇌부는 이 ATACMS 미사일들이 크림반도 잔코이의 러시아군 공항을 타격하면서, 러시아의 최신 방공망인 4개의 S-400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과, 3개의 레이더 기지, 방공 지휘소 등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를 검색하는 우크라이나의 ‘크리미안 윈드(Crimean Wind)’는 현지인들은 ATACM가 계속 화재를 유발하면서, 타격한 지 4시간이 지나도록 화재가 진화되지 않고, 인근 주택가로 번졌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그동안 러시아군 후방을 칠 수 있는 사거리가 긴 미사일을 요구했으나, 미국은 확전을 우려해서 지금까지 이를 거부했었다. 장거리 ATACMS는 러시아군 후방의 병참 기지 및 군 집결 지역을 타격할 수 있어, 러시아로선 이 사거리 밖으로 물러나야 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다만 작년 10월에, 사거리 160km로 제한된 집속탄을 탑재하는 구형 ATACMS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중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버전의 ATACMS “100여 기 이상”을 제공하는 것을 비밀리에 승인했다. 이에 따라, 장거리 ATACMS의 지원은 3월 발표된 3억 달러 규모의 군사지원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미 관리들은 우크라이나에 지금까지 몇 기의 신형(장거리) ATACMS를 제공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신형 ATACMS의 우크라이나 공급 사실을 밝히며 “이미 일부를 보냈고, 더 보낼 권한과 자금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추가 지원되는 신형 ATACMS는 23일 미 의회가 승인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610억 달러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군사지원법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이 장거리 버전의 ATACMS를 공급한 사실을 비밀에 부치면서, 미 의회 지도자들은 이를 모르고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버전을 제공하라고 요구했었다.
미 합참차장인 크리스토퍼 그래디 제독은 24일 “백악관과 미 군사전략가들은 현 전쟁 상황을 고려할 때에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시점이 됐다고 판단했다”며, “어느 무기든 전장(戰場)에 새로 제공될 때에는 그 무기가 동반하는 확전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 무기는) 적절하게 사용되면, 매우 파괴적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최근 장거리 ATACMS를 미국으로부터 받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3일 미 의회의 군사원조 법안 통과에 감사하며, 소셜미디어 X에 “장거리 타격 능력과 포, 방공(防空) 시스템은 올바른 평화를 회복하는 데 극도로 중요한 수단”이라고 썼다.
한편, 미국이 사거리 300㎞의 신형 ATACMS를 제공하기로 한 배경에는 러시아가 최근 북한으로부터 장거리 타격 능력을 갖춘 무기를 확보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한 관리는 이 통신에 “우리는 작년에 러시아에 만약 장거리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한다면, 우리도 같은 능력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 고위 군당국자는 우크라이나군이 22일 밤 남부 아조우해 연안 도시인 베르댠스크의 러시아군을 공격하는 데도 미국이 새로 제공한 ATACMS 미사일이 사용됐다고 말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의 로저 위커 미 의원(공화ㆍ미시시피)은 “이번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도구만 갖고 있으면 전장에서 승리할 수 있음을 다시 입증했다”며 “크림반도 내 탄약고와 연료 탱크 등 러시아군 자산을 모두 공격할 수 있게 됐다. 2년 전에 이 미사일을 지원했으면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확전 리스크’ 외에도, 미 육군의 장거리 미사일 재고가 줄어드는 것을 우려해 그동안 ATACMS의 제공을 반대했다. NYT는 “ATACMS는 1980년대 개발된 이래 지금까지 4000기 정도만 생산됐고, 이 미사일은 한반도 유사시를 포함한 미 국방부의 주요 전쟁 플랜에 동원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작년 12월부터 미 육군이 ATACMS를 대체할 프리시전 스트라이크 미사일(PrSM)을 작년 12월부터 록히드 마틴 사로부터 받기 시작하면서, 미 육군의 장거리 미사일 능력에도 ‘여유’가 생겼다. PrSM는 사거리가 500㎞ 이상이다. ATACMS의 제조사도 록히드 마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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