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제공…“러의 북한 미사일 사용에 대응”
미국이 러시아가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 것에 대응해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신형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에이태큼스가 지난달 이미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탄도미사일을 조달하고 우크라이나에 사용한 것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에이태큼스는 사거리가 300㎞에 달해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의 러시아 점령군 기지와 보급선을 비롯해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크름반도까지도 타격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에는 사거리 165㎞의 구형 에이태큼스를 지원한 바 있다. 러시아가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 지원에 반발해 전쟁을 키울 가능성을 우려해서였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하는 것이 러시아를 자극할 가능성에 대해 취재진이 묻자 “우리가 목격한 것은 러시아가 다른 나라, 특히 북한으로부터 장거리 미사일을 받고 전장에서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공격하는 데도 사용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준 것에 대응해 미국도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설리번 보좌관은 의회를 통과한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예산법안에 따라 에이태큼스 추가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하나의 (군사적) 역량이 모든 해결책이 될 순 없다. 이 전쟁에 만병통치약은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의회를 통과한 95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이스라엘 등 안보 지원 예산과 틱톡 금지법에 서명했다.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무기와 장비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대공 미사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용 탄약, 포탄, 브래들리 장갑차, 공중 정밀 타격용 탄약 등이 포함됐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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