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도왔다' 누명쓰고 죽은 민간인들, 74년 만에 가족 품에

박광온 기자 2024. 4. 2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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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쟁에서 북한군을 도왔다는 누명을 쓰고 경찰에게 억울하게 살해 당한 민간인들이 74년 만에 가족 품에 안겼다.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희생과 관련해 발굴된 유해 2구에 대한 신원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신원이 확인된 유해 2구와 관련된 사건을 조사 중이며, 올해에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발굴 유해·유가족 유전자 검사' 용역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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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민간인 집단희생' 유해 2구 신원 확인
[서울=뉴시스] 전재훈 기자 = 한국 전쟁기 북한군을 도왔다는 누명을 입고 경찰에게 억울한 죽임을 당한 민간인들이 74년 만에 가족 품에 안겼다. 사진은 진실화해위가 지난해 3월28일 오전 충남 아산시 배방읍 공수리 성재산 방공호에서 아산 부역 혐의 희생 사건의 유해를 공개한 사진. 2023.03.27. kez@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한국 전쟁에서 북한군을 도왔다는 누명을 쓰고 경찰에게 억울하게 살해 당한 민간인들이 74년 만에 가족 품에 안겼다.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희생과 관련해 발굴된 유해 2구에 대한 신원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신원 확인은 1기·2기 진실화해위를 통틀어 처음이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유해 중 1구는 아산 부역 혐의 사건 희생자인 고(故) 하수홍씨다. 아산 부역 혐의 사건이란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9~11월, 아산지역을 점령한 북한군을 도왔다는 의심을 받은 지역 주민과 그 가족들이 온양경찰서 경찰관과 치안대(대한청년단 등)에 의해 집단 살해당한 사건이다.

또 다른 유해 1구는 대전 골령골 사건 희생자 A씨다. 대전 골령골 사건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28일부터 7월17일 사이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와 대전·충남지역에서 좌익으로 몰린 민간인들이 군과 경찰에 의해 집단 학살당한 사건이다.

진실화해위는 "두 유해는 각각 충남 아산 배방읍과 대전 골령골에서 발굴됐으며, 사망 당시 자세가 앞으로 고꾸라져 손이 등 쪽으로 꺽인 채 발굴됐다"며 "이 같은 정황을 확인해 보니, 아산 부역혐의 희생 사건과 대전 형무소 희생 사건 희생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진실화해위는 한국전쟁기 민간인 집단 희생 사건 관련 실지 조사 차원에서 유해 발굴을 진행해 왔다. 아울러 발굴된 유해에 대한 시범 사업으로 '2023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발굴 유해·유가족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다.

유전자 검사는 발굴된 신원 미확인 희생자 유해 약 4000여 구 중 501구에 대해 검사를 진행했으며, 대조한 유가족은 119명이다.

이 같은 조사를 통해 유해 발굴 정황과 유해에 대한 육안 분석, 유전자 검사 결과가 모두 일치해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유해는 하씨와 A씨 2구였다고 진실화해위는 밝혔다. 또 최종 유전자 분석을 통해서도 발굴된 유해와 유가족이 99.99% 부자(父子) 관계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진실화해위는 신원이 확인된 유해 2구와 관련된 사건을 조사 중이며, 올해에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발굴 유해·유가족 유전자 검사' 용역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은 "이를 계기로 신원확인 작업을 보다 확대하고, 더 많은 유가족들의 오랜 염원을 풀어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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