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괴로운 날, 독한 술 대신 이 노래 어때요” 솔로 5집 낸 김윤아[인터뷰]
진한 사랑 감성 담은 10곡 수록
“에로틱한 동시에 인생사 담겨”
25~28일 LG아트센터서 콘서트
대중 가수로 데뷔 27년 차인데도, 사랑 노래는 그에게 새로운 시도다. 늘 자유와 일탈, 위로를 담은 곡을 직접 쓰고 부르면서도 ‘사랑’은 익숙한 주제가 아니었단다. 김윤아는 “일반적인 사랑 노래는 뻔하고 재미가 없었다”면서도 “음악에서 사랑을 빼고 갈 순 없기에 (사랑을 주제로 한 음반은) 내가 꼭 넘어야 할 단계였다”고 말했다.
첫 트랙 ‘카멜리아’는 마음 저 밑바닥을 두드리듯 낮은, 가수 김필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김윤아와의 듀엣곡이다. 두 화자는 각자 읊조리듯 노래하다 엇갈린 돌림노래처럼 ‘사랑’ ‘그대’를 부르는 절정에 이르러 이렇게 입을 맞춘다. ‘그토록 아름답게 피우지나 말 것을.’ 사랑은 사랑이되, 괴롭고 진한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복선과도 같다.
김윤아는 “지금 사랑을 하고 계신 분이라면 그게 어떤 사랑이든 꼭 들어달라”고 했다. “일다 술 한 잔 마실 때 들어야 하는 음반이죠. 특히 독한 술에 잘 어울릴 거 같네요. 늦은밤 교통수단으로 이동할 때도 좋고요. 이른 아침만 아니라면 언제든 듣기 좋을 거예요.”
이하이와는 첫 작업일 뿐 아니라 아예 초면이라 소속사를 통해 처음 연락을 건넸다. 김윤아는 “하이 씨도 음악에 대해 굉장히 마음이 열려있고 모험하는 걸 좋아하시더라”며 “영롱한 파트너가 돼주셨다. 하이 씨가 있어서 ‘부사의 정원’이란 곡이 비로소 완성됐다”고 했다.
짝사랑·실연·결혼·이별·욕망 등
다양한 사랑 단편소설처럼 다뤄
이런 방식은 여태까지 곡을 써온 방식과도 달랐다. 그는 자우림의 곡을 쓸 땐 “철저히 나 자신이 돼서, 항상 마음속에 폭풍과 갈증이 있는 인물의 이야기”를 했다. 다 짜낸 듯 소진된 느낌은 있었다. 그런데 7개월간 밤을 지새우며 가상에 몰입했던 작업이 막 끝난 지금, 김윤아는 “어딘가 찜찜한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그 어떤 음반보다 몰두해 달린 작업이었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저 자신을 깊숙이 들여다본 솔로 3·4집과 비교해도 이번에 후폭풍이 세네요. 단독 콘서트(25~28일 서울 LG아트센터)까지 다 마치고 나면 어떤 기분일지 염려되기도 해요.”
9번 트랙의 ‘해피엔딩’도 의미심장하다. 김윤아는 결혼 18년 차, 벌써 17살 된 아들을 키우는 여성으로서, 육아와 가사에 지쳐있던 어느 날의 자신을 소환했다. 노래 속에서 그는 설거지하다 ‘주룩주룩’ 울고, 사랑하는 아이의 손을 잡고 노래하기도 한다. 김윤아는 “많은 여성 동료에게 바치는 곡”이라며 “정말 하고 싶었던 얘기는 끝이 아니라 앞으로 살아갈 많은 날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기혼 여성에게 육아나 집안일이 쉬운 사회는 물론 아니죠. 그렇다고 너무 어려운 결심이 필요한 일도 아니라고 말해드리고 싶었어요. 저 같은 사람도, ‘쟤’도 하는 일이라고요. 만약 지금 그런 상황에 놓이셨다면, 그저 괴로운 시간이 아니라 자신을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 과정에서 저를 많이 연마했거든요.”
나이 들어도 좋은 이야기를 하고파”
그러다 문득 “정말 큰 욕심인 것 같다”며 웃었다. 결국 가꾸려는 건 목소리만이 아니라, 그의 삶 자체이기 때문일 테다. “어떻게 살았는지에 따라 나오는 톤, 문장이 달라지는 것 같거든요. 방송 촬영으로 포르투갈에 갔을 때 100세 여성 가수분이 노래하는 걸 직접 봤는데, 입을 떼자마자 그분이 살아온 세월이 아니면 안 되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그 깊이는 정말 다르죠. 저도 그렇게, 자연스럽고 유려하게 노래할 수 있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개그맨 서승만 “싫어할 듯한 글 몇 번 썼더니”…조국 저격, 무슨일이 - 매일경제
- “딸 결혼합니다”…시민들에 자녀혼사 문자 보낸 국힘 당선인 - 매일경제
- “출퇴근에 2시간 걸리세요? 그럼 집값 반토막 납니다”…20년 후 한국에 재앙 덮치나 - 매일경제
- 8년만의 닌텐도 신작 '메이드 바이 삼성' - 매일경제
- “안내서 좋다만, 한편으론 씁쓸하네”…998만명 ‘4월 월급’에 무슨 일 - 매일경제
- “어머 우리 남편 월급보다 세네”…타워팰리스 입주 도우미 구인 공고 화제 - 매일경제
- 김흥국 “국힘서 고맙다는 전화 한통 없어, 한동훈과 소주 한잔 하고 싶다” - 매일경제
- “퇴직 후 국민연금 받기까지 너무 힘들어”...점점 커지는 ‘정년 연장’ 요구, 현실은 [방영덕
- ‘일부승소’라지만 사실상 패소…9천만원 증여세 소송 배우 윤태영, 왜? - 매일경제
- “이승엽 넘은 건 가문의 영광” 최정, 韓야구 홈런의 역사 됐다...통산 468호 KBO리그 최다 홈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