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억 찍은 잠실아파트도 '들썩'…집값 바꾸는 '신의 한수' [돈앤톡]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커뮤니티 리모델링 추진
"주민들 불편 해소, 커뮤니티 신설로 집값 오를 것"
"장기수선충당금 이렇게 활용해도 되나…관리비 인상 우려"
"이제 저희도 커뮤니티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 마실 수 있나요? 상상만 해도 행복하네요."
"솔직히 안 될 줄 알았어요. 기대 반 의심 반이었는데 커뮤니티 리모델링이 추진돼 정말 좋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대장 아파트인 '엘·리·트(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 가운데 리센츠가 단지 내 커뮤니티 리모델링에 나섭니다.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카페, GX룸, 도서관, 회의실 등 요즘 신축 아파트라면 필수적으로 있는 커뮤니티를 새로 지을 예정입니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리센츠(5563가구)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가 진행한 커뮤니티 시설 행위허가에 입주자 3분의 2 이상인 67.2%가 동의했습니다.
리센츠는 1976년 지어진 잠실 주공아파트 2단지를 재건축해 2008년 7월에 입주한 단지입니다. 2008년 입주했으니 16년이 된 겁니다. 대장 아파트의 위상과는 다르게 리센츠는 사우나, 헬스장, 골프장 등과 같은 커뮤니티 시설이 없습니다. 신축 아파트에는 있는 엘리베이터 자동 호출 시스템이나 필로티 설계도 없습니다.
그러다가 입주자대표회의는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을 리모델링하기로 했습니다. 당초 759㎡인 주민 공용공간을 2086㎡로 넓히기로 한 겁니다. 이 공간에는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카페, GX룸, 도서관 등을 새로 짓습니다. 그동안 요가, 미술 등 간단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공간에 2층 목조건물을 새로 짓겠다는 겁니다.
리센츠 입대의 관계자는 "단지 커뮤니티가 오래됐고 협소해 시설이 부족했다"며 "입주민의 이용도가 낮고 새로운 시설에 대한 요구가 크다 보니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커뮤니티 시설을 증설해 단지 가치 향상과 주민들에게 더 나은 복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입주민들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우리 단지도 다른 단지들처럼 각종 편의시설이 생기는 것이냐", "불가능한 일을 해낸 입주자대표회의가 대단하다", "리센츠 최대 숙원 사업이 드디어 이뤄지게 됐다", "꿈은 이뤄진다" 등 대체로 반기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커뮤니티 시설을 리모델링은 집값에도 긍정적일 전망입니다. 잠실동 대장 아파트인 잠실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모두 비슷한 시기에 재건축을 한 아파트들입니다. 커뮤니티 시설이 적은 게 단점으로 꼽혔는데, 상대적으로 가치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겁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 6일 24억5000만원에 매매됐습니다.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달 9일 24억원에, 트리지움 전용 84㎡도 지난달 23억원에 팔려 비슷한 수준입니다.
잠실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2008년, 2007년 입주한 아파트들이라 요즘 아파트들처럼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 충분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커뮤니티 시설이 생긴다면 분명 집값도 오를 것으로 본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체로 긍정적인 목소리가 크지만 커뮤니티 리모델링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커뮤니티 리모델링이 '장기수선충당금'을 활용해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아파트의 주요 시설의 교체나 보수에 필요한 비용을 말합니다. 추산 소요 비용은 45억2000만원가량입니다.
리센츠에 사는 한 주민은 "커뮤니티 리모델링에 장기수선충당금을 사용하면 다른 부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지연되지 않겠느냐"며 "효율적으로 수선비를 관리하든지 수선비를 인상하든지 방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은 "일부 주민만 활용하는 문제나 유지관리에 필요한 인원 투입, 예산 소요 등까지 고려하면 앞으로도 돈이 더 많이 들어갈 것 같다"면서 관리비 인상을 우려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래미안 퍼스티지'도 커뮤니티 전면 리모델링 기획안을 공지하고 주민 투표를 받아 동의를 완료했습니다. 기존에도 헬스장, 사우나, 수영장, 골프연습장 등이 있었지만 2009년 입주한 터라 연식이 오래돼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작년 이후 별다른 진척은 없는 상황입니다. 래미안퍼스티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작년 커뮤니티 리모델링 추진이 확정된 이후 내부적인 검토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진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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