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으로 얻은 장애에도 복지사 꿈꾼 30대…5명에게 새 삶

김한울 기자 2024. 4. 2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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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된 최성철씨의 생전 모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학교 폭력에도 굴하지 않고 사회복지사를 꿈꿔오던 최성철씨(37)가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일 강동성심병원에서 최성철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고 25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21일 최씨는 가족 여행을 앞두고 있던 저녁께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돼 의료진의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회생 가능성이 없는 뇌사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최씨가 고등학생 시절 학교 폭력으로 정신질환이 생겨 장애 2급 판정을 받은 후 자유로운 활동을 못 한 것이 늘 마음에 쓰였다. 그래서 장기기증을 통해 다른 생명에 가서 새로운 것을 보고 밝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에 동의했다.

최씨의 뇌사장기기증으로 신장(좌·우), 간장, 안구(좌·우)가 기증됨에 따라 5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서울에서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난 최씨는 밝고 활발했으며 남을 돕는 따뜻한 성격을 가졌다. 매사에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며 타인을 위해 활동하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했다.

최씨의 어머니 김정숙씨는 “성철아. 생전에 못 한 거 하늘나라에 가서 뭐든지 다 하길 바라. 편히 잘 쉬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기억되어 떠나서 고마워. 내 아들 사랑한다. 성철아 사랑한다”고 말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변효순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 직무대행은 “생명나눔을 실천한 기증자께서 삶의 끝이 아닌 또 다른 생명의 시작점에서 밝은 세상을 함께 하길 희망한다”며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의 이러한 따뜻한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한울 기자 dahan81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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