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맥주 9년 투자했는데…가까스로 원금만 건진 스톤브릿지벤처스

박종관 2024. 4. 2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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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4월 24일 16:0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제주맥주 투자 9년여 만에 투자 원금을 겨우 회수했다.

장내에서 지분을 팔아 일부 투자금을 회수했음에도 제주맥주 지분 13.35%를 보유한 2대 주주였던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지난달 창업자 문 대표가 제주맥주 경영권을 서울에 있는 한 자동차 부품 유통업체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또다른 변곡점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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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브릿지벤처스, 제주맥주 지분 11.62% 주당 1250원에 장외매도
2015년부터 투자 시작해 9년 여만에 투자 원금만 회수
정체불명 투자조합 등에 팔아 제주맥주 앞날 불투명
"정부 자금으로 투자한 스톤브릿지도 도의적 책임"
이 기사는 04월 24일 16:0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제주맥주 투자 9년여 만에 투자 원금을 겨우 회수했다. 한때 국내 수제맥주업계 1호 상장으로 주목받았던 제주맥주 주가가 상장 이후 맥을 못추고 하락한 결과다. 제주맥주 창업자인 문혁기 대표에 이어 2대 주주인 스톤브릿지벤처스마저 제주맥주 지분을 정체불명의 투자조합 등에 넘기면서 제주맥주의 향후 지배구조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제주맥주 지분 11.62%(662만1600주)를 장외매도했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주당 매각 가격은 1250원으로 총 83억원 규모다. 인수자는 바모스투자조합과 텐타임즈, 로이커넥트 등 법인과 강민철 씨 등 개인 세 명이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제주맥주 2대 주주였던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지분율은 1.73%로 줄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제주맥주의 초기 투자자로 2015년부터 6개 투자조합을 활용해 약 165억원을 투자했다. 코로나19 유행기 때 '홈술' 열풍으로 수제맥주의 인기가 치솟고, 제주맥주가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면서 제주맥주는 한때 스톤브릿지벤처스의 대표적인 성공 포트폴리오로 꼽혔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제주맥주 상장 직후 지분 1.3%(75만주)를 주당 5000원대 초반에 장내매도해 약 58억원을 회수하는 등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장 이후 제주맥주 주가가 줄곧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시름은 깊어졌다. 주가가 하염없이 흘러내린 탓에 투자금 회수 타이밍을 제대로 잡기가 어려웠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2022년엔 4월과 11월에 걸쳐 지분 2.32%(114만2850주)를 장내매도했다. 처분 단가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처분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때 지분을 팔아 약 24억원을 손에 쥔 것으로 추산된다. 지분 매각 단가는 상장 직후 때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장내에서 지분을 팔아 일부 투자금을 회수했음에도 제주맥주 지분 13.35%를 보유한 2대 주주였던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지난달 창업자 문 대표가 제주맥주 경영권을 서울에 있는 한 자동차 부품 유통업체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또다른 변곡점을 맞았다. 결국 스톤브릿지벤처스는 더이상 제주맥주에 성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이번 장외매도를 통해 대부분의 지분을 털어낸 것으로 보인다. 

장내·외 매도를 통해 지분을 매각한 스톤브릿지벤처스는 투자 원금을 대부분 회수했다. 남은 지분 1.73%에 대해선 기존 제주맥주 최대주주 측에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 원금은 건졌지만 9년간의 투자 기간과 기회 비용을 감안하면 제주맥주는 명백히 실패한 투자라는 게 벤처캐피탈(VC)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장외매도로 지분을 매각한 과정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온다. 인수자 중 하나인 바모스투자조합은 알려진 투자 이력 없는 투자조합이다. 또 다른 인수자인 로이커넥트는 근무복과 작업복 등을 제조하는 중소 의류업체다. 문 대표의 지분을 사간 자동차 부품 유통업체 더블에이치엠과 이들의 관계는 알려진 바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정부 자금을 받아 조성한 펀드로 투자한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성과를 내지 못한 것뿐 아니라 해당 기업이 정체불명의 투자 세력에게 넘어가도록 방조했다면 스톤브릿지벤처스가 도의적인 책임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스톤브릿지벤처스 관계자는 "제주맥주 투자와 관련해선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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