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댕 유치원 '별이'가 특별하지 않으려면 [스프]

안혜민 기자 2024. 4. 2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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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뉴스] 장애·비장애 학생이 함께 어우러지려면? - 데이터로 보는 특수교육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예전 마부뉴스가 독자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 나누었던 과거 편지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어느새 햇수로 3년 전인 2021년 12월에 발송한 마부뉴스인 <출근길 장애인 기습시위, 어떻게 생각해?> 편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 편지에선 장애인들의 지하철 시위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장연 활동가들은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지하철 승강장에서 집회를 이어오고 있죠. 아마도 여전히 장애인 이동권에 있어서 변화가 없기 때문일 겁니다.
[ https://premium.sbs.co.kr/article/bVdZHBocEs ]

"함께 하는 길, 평등으로 향하는 길"

지난주 토요일은 제44회 장애인의 날이었습니다. 저 문장은 이번 장애인의 날 슬로건인데요, 슬로건과 우리 현실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극이 있습니다. 오늘 마부뉴스에서는 그중에서도 교육 분야에서의 간극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떻게 하면 함께 교육받을 수 있을지 고민해 봤어요. 그래서 마부뉴스가 독자 여러분에게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겁니다.

장애·비장애 학생이 함께 어우러지려면?

 

특수학급 교원 1인당 학생수 평균 4.2명

장애를 갖고 있건, 장애를 갖고 있지 않건, 교육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을 겁니다. 당연히 차별 없이 우리 사회는 그 요구를 들어줘야겠죠.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시각장애, 청각장애, 지적장애, 지체장애 등…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특수교육대상자로 지정하고, 이들을 위해 특수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받을 권리, 교육 기회의 평등은 장애인, 비장애인을 가려선 안 될 테니까요. 특수교육은 헌법과 교육기본법 같은 법률로써 정해두고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단 특수교육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통계량부터 살펴보도록 할게요. 저출생이 이어지면서 학령인구가 줄어든다는 소식, 독자 여러분도 이미 알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전체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수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증가하는 게 있으니, 바로 특수교육대상자입니다. 규모 자체는 증감이 있지만, 전체 학생 수 대비 비율을 살펴보면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2023년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학생을 다 합치면 572만 1,731명입니다. 그중에 특수교육대상자는 모두 10만 9,703명으로 전체의 1.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3년엔 그 비율이 1.2%였는데 10년이 지나면서 0.7%p나 늘어났죠.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단 한 해도 빠지지 않고 그 비율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수교육을 받아야 할 학생은 늘어나고 있지만, 그들을 가르치고 관리해야 하는 특수교육 교원은 그만큼 늘어나고 있지 않습니다. 2023년 특수교육 교원 수는 기간제 교사까지 포함하면 2만 5,599명으로 2022년과 비교해서 637명 늘었습니다. 2013년의 1만 7,446명과 비교해도 꾸준히 늘어온 건 맞지만, 특수교육대상자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법에서는 특수교육대상자 4명마다 1명의 교원을 두도록 하고 있습니다. 교원이 과거보다는 양적으로 늘어났기에 교원 1명이 담당해야 하는 장애 학생의 비율은 줄어들고 있는 건 맞아요. 하지만 여전히 법적 기준을 초과하고 있습니다.

2023년 특수학급 교원 1인당 학생수는 평균 4.2명입니다. 중학교를 제외하면 모두 4명을 초과하고 있죠. 초등학교에선 특수교육 담당 교원 1명 당 4.2명의 학생들을 담당해야 하고, 고등학교의 특수교육 선생님은 4.1명을 관리해야 합니다. 이 계산엔 정규 교원이 아닌 기간제 교원까지 포함해 계산했기 때문에 실제 관리해야 할 학생은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함께 공부하는 통합교육 늘고 있지만...

과거와 비교했을 때 오늘날 특수교육에서 가장 큰 변화는 통합교육의 확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합교육은 장애아동을 일반 학교에서 비장애아동과 함께 교육시키는 건데,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났어요. 2023년 전체 10만 9,703명 중 73.3%의 학생들이 일반학교에서 비장애아동과 함께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합교육의 질적인 향상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아요. 단순히 숫자만 늘었다는 거죠. 아래 그래프를 살펴볼까요? 과거에 비해 장애학생이 일반학교에 재학하는 비율은 확실히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일반학급에서 함께 공부하는 장애학생의 비율은 어떨까요? 오히려 과거보다 줄어들었다는 사실. 2023년 일반학급에서 함께 공부하는 장애학생의 비율은 16.8%로 2014년의 17.9%보다 1.1%p 감소했어요. 일반학교에 배치되었더라도 특수학급으로 분리해 교육을 받는 거죠. 통합교육의 확대를 자랑할만한 통계량은 있지만 무늬만 통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게다가 앞서 살펴봤듯 특수교육 교원은 여전히 법적 기준을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통합교육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터져 나온 게 주호민 작가와 특수교사 사이의 아동학대 논란 같은 이슈라고 지적하고 있어요. 사회적 갈등이 터져 나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대화하면서 갈등을 조정해야 했지만 그렇게 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건 이후 혐오만 커져 버렸죠. 장애학생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기도 했고요.

여전히 많은 장애학생들은 비장애학생의 수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분리되고, 체험학습이나 수련회에 동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양한 학생을 수용하기보다는 입시 위주의 교육 제도가 굴러가는 탓도 있지만 특수교육에 대한 지원이 여전히 부족한 영향으로 볼 수 있어요.

특수교육 인프라도 지역별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어서 혜택을 못 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2023년 기준으로 전국 특수학교 194곳 중 청각장애 특수학교는 13곳이 있어요. 그런데 13곳 중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만 절반이 넘는 7곳이 몰려있죠. 경상도엔 한 곳도 없고, 광주, 대전에도 아예 시설이 없는 겁니다. 학교를 가기 위해 시와 도를 넘나들어야 하는 상황인 거죠. 아니면 일반학교에 가야 하는데 제대로 된 통합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니… 그러다 보니 절반이 넘는 청각장애 학생들이 인공와우 수술을 받고 일반학교로 가고 있습니다.
 
Q. 통합교육을 하는 이유는?

일단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 구분 없이 통합교육은 교육적 효용성이 높습니다. "세상은 다양하고 모두 평등하다"는 건강한 세계관을 확립하게 해주기 때문에 학생 뿐만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아주 좋은 성장의 자양분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죠. 인권친화적 학교문화는 모두가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라는 것을 자연스레 깨달을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사회가 형성되거든요.“

장애인의 교육 받을 권리를 인정하고, 권리를 균등한 기회에 기초하여 차별 없이 실현하기 위하여, 모든 수준에서의 통합적인 교육제도와 평생교육을 보장함은 물론 장애인의 통합교육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2006년에 채택퇸 UN 장애인권리협약 제24조 1항의 내용입니다. 통합교육은 보호받아야할 장애인의 권리이자 UN이 보장하는 학습개념이기도 하죠. 우리나라도 2008년에 이 협약에 비준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진정한 통합교육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한 대한민국

이번엔 우리나라 특수교육 실정이 어느 수준인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게요. OECD에서 5년을 주기로 교원과 교직환경에 대해 국제비교 조사를 하는 게 있습니다. 이름하여 TALIS라는 조사인데요, 2008년부터 시작됐고 2013, 2018년 그리고 올해 4번째 조사 결과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최근치인 2018년 자료를 가지고 와 봤어요.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이 10명 중 1명 이상인 반에서 가르치는 교사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아래 그래프에 그려봤습니다. OECD 회원국은 평균 27.4%를 기록했습니다. OECD 회원국의 교원 4명 중 1명 꼴은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들과 수업을 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우리나라의 비율은 5.9%입니다. OECD 회원국 중에 가장 낮은 수치죠. TALIS에는 OECD 회원국뿐 아니라 다른 조사 국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까지 포함하더라도 우리나라 밑에는 카자흐스탄, 러시아, 조지아, 그리고 아르헨티나 이렇게 4개국뿐입니다.

특수교육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사례를 살펴볼게요. 미국은 TALIS 조사에서 OECD 국가들 중 3위를 기록했습니다. 50% 이상을 기록한 국가는 미국을 포함해 칠레, 벨기에 단 3개국밖에 없어요. 2020년 미국 장애인교육법 연간보고서를 살펴보면 만 6세에서 21세까지 미국의 특수교육 대상자 중 무려 95%가 일반 학급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일반학교에 장애학생이 진학을 결정하면, 특수교원과 지원 인력이 붙어서 개인별로 맞춤 교육 과정을 마련해주고 있고요.

별도의 특수기관에서 수업을 듣는 5%의 장애학생들도 통합교육의 기본 원칙에 따라 교육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매주 2회씩 일반학교와 통합교육을 시행하는 식으로 말이죠.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사회적 관계 형성에 초점을 둔 교육 환경을 만들어주는 겁니다. 매주 최소 2회씩 커뮤니티 적응 훈련도 병행하면서, 장애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더라도 홀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말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안혜민 기자 hyemin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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