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 공습' 강행하는 네타냐후, 국제사회 만류에도 고집하는 이유는 [스프]

김혜영 기자 2024. 4. 25. 09: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딥빽]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지 200일이 지났습니다.


하마스가 학살한 인원은 1,200여 명, 납치한 인원은 240명 이상인데, 이 가운데 석방된 인질을 제외한 나머지 133명 중 최소 36명은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질 석방과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가자지구를 공습해 온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테러리스트들"을 1만3,000여 명 살해했고, 하마스의 24개 대대 가운데 20개 대대를 "해체시켰다(dismantled)"는 입장인데, 하마스 고위 지도부 대부분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자지구 사상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마스 측 보건부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누적 사망자 수는 21일 기준 3만4,100명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어린이가 1만4,000명 이상, 여성이 9,100명 이상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가자지구 지상전으로 발생한 이스라엘 측 260명의 전사자와 1,500명 이상의 부상자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입니다.

모하메드 살라마ㅣ알 에미라티 병원 관계자
(산모는) 임신 30주 차에 사망했습니다.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아기를 구할 수 있었고, 아기를 태어날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가자지구 주민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현지 구호대원들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숨지는 등 민간인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우방국들의 시선도 차가워진 상황인데,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롯한 전시 내각은 라파에 대한 전면 공습 의지를 사실상 재확인한 상태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ㅣ이스라엘 총리
우리는 하마스에게 추가적이고 고통스러운 타격을 가할 것이며, 곧 일어날 겁니다.

이스라엘의 라파 전면 공습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나오는데, 네타냐후 총리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공습을 강행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스라엘 "하마스 궤멸 위한 라파 공습 필수"

이스라엘군이 내건 전쟁 목표 중 하나는 하마스 궤멸인데, 이스라엘 전시내각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라파 공습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하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해왔는데, 마지막으로 남은 이 라파 지역에 하마스 지도부와 잔당이 은신하고 있는 걸로 보는 겁니다.
 
베냐민 네타냐후ㅣ이스라엘 총리
며칠 내에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정치적 압박을 강화할 것입니다. 이것이 인질들을 구출하고 승리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마영삼ㅣ전 이스라엘대사
(이스라엘은) 지금 현재 지하에 약 하마스 4개 대대가 은둔을 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연정 파트너 정당 5개도 오히려 (여당인) 리쿠드당보다도 훨씬 강하게 그것을 요청하기 때문에 라파 공격을 반드시 해야 된다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스라엘이 미국, 이집트, UAE 등과 약 2~3주 동안 민간인 대피 계획 세웠다"고 이집트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가자지구는 이미 기반시설 대부분이 무너진 상태여서 150만 명의 피란민이 실질적으로 대피할 곳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이런 인도주의적 위기를 이유로,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대규모 공습을 강행하는 데 반대하고 있습니다. 공습 자체로 인한 막대한 인명 피해는 물론 최근 심각한 기아 위기에 직면한 가자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끊길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매튜 밀러ㅣ미 국무부 대변인
약 14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대피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라파에서 작전을 수행하면 과도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고, 인도주의적 지원의 전달이 심각하게 저해될 것입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거듭 "바이든 대통령이 이에 대해 매우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 미국이 "라파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지원할 수는 없다"며,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는 다른 수단을 통해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미 당국의 입장은 하마스 궤멸이라는 이스라엘의 목표 자체가 군사적 승리로만 달성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는 인식에 따른 걸로 보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혜영 기자 khy@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