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신인]④박충권 "맨몸으로 탈북…세금 안 아깝게 일하겠다"

이밝음 기자 2024. 4.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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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서 ICBM 연구…탈북민·공학도·청년 대표
"지금 당엔 강한 리더십 필요…대화로 비핵화? 어설픈 동포애"
박충권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당선인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당선 소감과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24.4.2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북한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기술을 연구하던 공학도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됐다.

박충권(38)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당선인은 15년 전인 2009년4월9일 새벽 두만강을 건너 탈북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24년4월10일, 그는 국민의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에서 비례대표 2번으로 22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탈북민·공학도·청년…"내 정체성 공통분모는 '미래'"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박 당선인은 탈북민·공학도·청년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미래'라는 공통분모로 요약했다. "청년은 그 자체로 대한민국의 미래고, 공학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조건, 남북 통합은 우리 세대에 주어진 시대적 과제이자 숙명"이라는 설명이다.

박 당선인은 "저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은 다가오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대비하고 준비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며 "22대 국회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고 대비하는 역할을 효능감 있게, 피부에 와닿는 입법으로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충권(가운데)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당선인이 지난 1월8일 국민의힘 영입인재환영식에 참석한 모습(국민의힘 홈페이지 갈무리).

다만 박 당선인이 속한 국민의힘은 현재 당 안팎 상황이 녹록지 않다. 총선에서 108석을 얻는 데 그치면서 190석이 넘는 거야를 상대해야 한다.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러난 뒤 지도체제 정비도 필요하다.

박 당선인은 "현재 당에 구심점이 없는 상황"이라며 "집권여당으로서 민생에 집중하려면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수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야당 후보들의 막말과 불법, 종북인사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정부와 여당 심판을 선택했고, 우리 당에 총체적인 혁신을 명령했다"고 봤다.

박 당선인은 "정확한 오답노트를 만들어둬야 다음에는 틀리지 않을 수 있다"며 "조정훈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총선백서 TF에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해법도 그에 맞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어설픈 동포애 안돼…독자적 핵 억제력 갖춰야"

그는 반미, 종북 성향 인사들이 22대 국회에 대거 입성한 것을 우려했다.

박 당선인은 "철지난 색깔론 공격이 아니라 (이들은) 실질적으로 우리 사회에 위협이 된다"며 "종북 성향 의원실에서 자료 제출 요구와 정부부처 보고 등을 통해 국가안보와 관련된 핵심 국가기밀에 접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모 의원실 보좌관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에 등원하면 당과 국정원, 관련 부처들과 논의해서 국회 비밀취급 인가 발급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며 "종북 성향 인사들의 국회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박 당선인은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북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어설픈 동포애에 기초해 아직도 대화와 협상을 통한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믿고 대북 정책을 추진한다"며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를 위한 시간과 자원을 벌어주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전쟁 위협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독자적인 핵 억제력을 갖춰야 된다"며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손해를 보도록 만들어줘야 하고,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충권 국민의미래 당선인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 참석 하고 있다. 2024.4.1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박 당선인은 "반미, 종북 활동을 대놓고 하는 사람들이 국회에 입성하는 것도 문제지만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 사람들의 숙주 역할을 하는 정치인들도 위험하다"며 야당 지도부도 겨냥했다.

이어 "사회 시스템에서 새치기와 반칙, 특권을 일삼은 특정 정치인의 사례를 막기 위한 '조국·조민 방지법'을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공계·기업연구소 지원법…"세금 아깝지 않단 평가 받겠다"

박 당선인의 1지망 상임위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다. 1호 법안으로 이공계 지원 특별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고, 기업 근무 경험을 살린 가칭 기업연구소 지원 법안도 발의할 예정이다.

박 당선인은 "△지식재산권을 가진 스타 과학자 육성 △딥사이언스(고난도 과학기술 기반) 창업 활성화 △과학기술공제회 지원 범위 확대 등을 통해 연구자들이 마음 놓고, 자부심을 갖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어 "기업에 근무하면서 연구개발(R&D) 환경 개선 필요성을 여러 차례 느껴왔다"며 "기업 부설 연구소 지원 강화와 관리 내실화 방안을 마련하고, 금융 세제 지원 등을 통해 연구자들의 사기를 진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 당선인은 당선 소감을 묻자 "15년 전 탈북해서 맨몸으로 대한민국에 왔다"며 "아무것도 없는 저였는데 사회 시스템의 혜택과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대한민국 최고 대학교라고 할 수 있는 서울대 박사학위를 받았고, 좋은 기업에서 연구원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지금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받은 사랑을 국민께 되돌려드릴 수 있는, 국민께서 '세금이 아깝지 않은 국회의원'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일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인력을 양성하는 북한 김정은국방종합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대량살상무기연구소에 배치됐지만 북한 체제에 회의감을 느끼고 탈북했다. 서울대 재료공학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현대제철 연구개발본부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중 지난 1월 국민의힘 영입인재로 정치에 입문했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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