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가 사라진다”…제조업·복지서비스업의 어두운 현실
[앵커]
청년층이 줄고, 고령층 비중은 늘어나는 인구구조 변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산업 현장에선 인력 수급 문제가 눈 앞에 닥쳤습니다.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업종으로 건설업이나 제조업, 대면복지서비스업이 꼽힙니다.
황현규 기자가 현장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나란히 앉은 직장 동료 4명, 이들의 평균 나이는 68살입니다.
["저는 73세요."]
["저는 71입니다."]
이들이 일하는 요양원에서는 환갑을 넘겨도 젊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최연소가 43살입니다.
[이영숙/요양보호사/64살 : "저도 나이가 있어서 (늦게) 온 줄 알았는데, 더 (나이) 있는 분들이 계시니까. 70살까지는 해도 되지 않나 싶기도 하고…."]
보건복지서비스업 종사자를 연령별로 나눠 보면 60대 이상이 33%, 3명 중 1명입니다.
10년 만에 3배 수준이 됐습니다.
그 사이 30대 비중은 크게 줄어, 이제는 30대보다 60대 비중이 큽니다.
일할 사람은 필요한 데 젊은 사람은 오지 않는 탓에 일어난 변화입니다.
건설업과 섬유제조업에서도 같은 기간 60대 비중은 배가 되고 30대는 줄었습니다.
이 신발 제조업체에서는 직원들이 모두 돋보기 안경을 쓰고 일합니다.
직원 12명의 평균 연령은 60대 중반입니다.
[김선섭/신발 제조업체 근로자/63살 : "30대들도 채용을 했었지. 했었는데, 1년 있다가 다 그만두더라고. 안 맞는대. 힘들고 여건이."]
제조업도, 요양원도 사회적 수요는 꾸준히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공급을 떠받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안○○/신발 제조업체 운영/음성변조 : "(한국 공장은) 자연적으로 소멸이 될 거 같아요. 동남아시아에 위탁 생산을 요청하는 방법밖에 없을 거 같아요."]
이런 변화가 앞으로는 보건서비스업과 제조업, 도소매업 전반으로 뻗어 나가 2032년엔 이들 업종 인력이 약 40만 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 주력 산업들이 뿌리째 흔들릴 거란 예고인 셈입니다.
[정순기/고용정보원 인력수급전망팀장 : "이런 고령층 인력들이 빠져나가면 노동력 부족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큰 사회적 문제로 귀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력 부족으로 취업자 수 감소가 시작되는 시기는 2028년, 앞으로 딱 4년 남았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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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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