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연속 ‘10홈런’, 늘 우리 곁에 있던 홈런타자 최정…꾸준했기에 더 빛난 금자탑 ‘468홈런’

배재흥 기자 2024. 4. 25. 06: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05년 ‘고졸 신인’ 최정. SSG 제공



2024년 KBO 홈런 역사를 새로 쓴 최정. SSG 제공



원대한 꿈을 안고 프로야구에 발을 내디딘 10대 소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장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힘과 부드러움을 고루 겸비한 그는 호쾌한 스윙을 앞세워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가 됐다.

20년이 흘러 30대 후반이 된 지금도, 그 소년은 여전히 장사로 통한다. KBO리그를 거쳐 간 수많은 타자 가운데 가장 끈질기고 꾸준했던 홈런타자 최정(37·SSG)이 마침내 프로야구 홈런의 역사를 바꿨다.

최정은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원정 경기에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 4-7로 뒤진 5회초 2사에서 롯데 선발 이인복의 가운데로 몰린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시원하게 넘겨버렸다. KBO 개인 통산 468번째 홈런을 터트린 최정은 이승엽 두산 감독의 현역 시절 기록(467개)을 뛰어넘어 이 부문 단독 1위에 등극했다. 이젠 KBO 최초 500홈런 고지도 머지않았다.

대일초-평촌중-유신고를 졸업한 최정은 2005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SK(현 SSG)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첫해 홈런 1개를 기록하며 크게 눈에 띄지 못한 그는 이듬해부터 역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최정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8시즌 간 두 자릿수 홈런을 꼬박꼬박 채웠다.

신인 시절인 2005년 앳된 얼굴의 최정. SSG 제공



KBO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로 성장한 최정. SSG 제공



이 기록 또한 최정 말고는 달성하지 못한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최정이 이날 홈런을 추가하며 이 기록도 ‘19시즌’으로 늘었다. 그는 매 시즌 목표로 늘 ‘10홈런’을 이야기해왔다. 30홈런은커녕 20홈런을 치겠다는 목표를 세운 적도 없다. 최정에게 매 시즌 11번째 홈런부턴 ‘보너스’였다. 직장인으로 치면 기본급이 아닌 보너스로 ‘부자’가 된 경우다. 매년 목표를 크게 잡진 않았지만,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도 않았다.

최정은 2016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8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달성했다. 한 시즌 최다 홈런 개수는 2017년 46개로, 2016년(40홈런), 2017년, 2021년(35홈런)엔 ‘홈런왕’에도 올랐다.

이미 30대 후반이 된 현재도 최정은 손꼽히는 홈런왕 후보다. 지난해엔 29홈런을 쳐 시즌 막판까지 20대 젊은 타자인 노시환(31개·한화)과 홈런왕 타이틀을 놓고 경쟁을 했다.

최정은 홈런뿐 아니라 다른 기록도 내세울 게 많은 선수다. 각 포지션에서 최고의 활약을 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러브(3루수)를 8개나 수집했다. ‘원클럽맨’으로서 한국시리즈 우승도 5번 맛봤다.

그런 데도 최정은 늘 자신을 낮춘다. 대기록을 향한 여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 감독의 기록에 도전하는 것을 두고선 “해외리그(일본)에 다녀온 이 감독님을 넘어섰다고 말하긴 힘들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SSG 최정이 24일 사직 롯데전에서 KBO 개인 통산 468번째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사직 롯데전에서 KBO 통산 468번째 홈런을 친 최정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대로 이 감독은 최정의 커리어를 높이 평가하며 후배가 쓸 새 역사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 감독은 “같은 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까지 KBO 통산 458홈런을 기록한 최정은 늘 그렇듯 올해도 두 자릿수 홈런을 목표로 출발했다. 최정은 지난 16일 인천 KIA전 때 3-4로 뒤진 9회말 1사에서 시즌 9번째 홈런(1점)을 날려 이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7일 KIA전 1회말 상대 선발 윌 크로우가 던진 공에 옆구리를 맞은 최정은 이 여파로 5일간 휴식을 취하며 숨을 골랐다. 언제나처럼 부상을 훌훌 털고 돌아온 그는 한결같은 목표인 10홈런을 채움과 동시에 KBO리그의 ‘살아있는 전설’로 우뚝 섰다.

장사. 최정에게 이토록 어울리는 별명이 또 있을까.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