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자본+연습생 활용한 민희진, 자식같은 뉴진스 발목 잡는 자의식 과잉인가

이하나 2024. 4. 25.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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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사진=어도어)
뉴진스 (사진=뉴스엔DB)

[뉴스엔 이하나 기자]

하이브와 어도어 대표 민희진의 갈등 골이 깊어지고 있다. 민희진 대표는 뉴진스와 같은 하이브 소속 그룹 아일릿을 ‘아류’라고 낙인찍는 무례한 발언까지 하며 편 가르기를 했지만, 뉴진스 멤버들이 하이브의 레이블 쏘스뮤직 연습생이었던 것이 재조명되면서 주장에 설득력을 잃었다.

지난 4월 22일 하이브가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 A씨에 대한 감사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이브 감사팀은 민희진 대표와 A씨가 투자 유치 목적으로 대외비인 계약서 등을 유출하는 등 불법적인 시도가 있었다고 봤으며, 민희진 대표 사임 요구 서한을 발송하고 어도어 이사진을 대상으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탈취 의혹을 받은 민희진 대표는 22일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나라 음악 산업과 문화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다”고 전했다.

민희진 대표는 지난 3월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에서 데뷔시킨 아일릿이 연예 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뉴진스를 카피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K-POP을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하이브가 단기적 이익에 눈이 멀어 성공한 문화 콘텐츠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카피하여 새로움을 보여주기는 커녕 진부함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뉴진스의 이미지가 불필요하게 소모되고 어도어와 뉴진스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민희진 대표는 “뉴진스가 일궈 온 문화적 성과를 지키고, 더 이상의 카피 행위로 인한 침해를 막고자 모든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전하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민희진 대표는 그동안 ‘뉴진스 엄마’를 자처하며 멤버들과의 끈끈한 관계를 과시해 왔다. 지난해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는 ‘뉴진스가 하이브 자본으로 성공했다’라는 의견에 대해 “하이브 외에도 비슷한 규모의 투자 제안을 받았는데 투자처가 어디든 ‘창작의 독립’, ‘무간섭’의 조항은 1순위였을 것”이라고 하이브와 선을 긋는 발언을 했다.

뉴진스의 음악이 성공한 이유에 대해서도 민희진 대표는 모든 작업물은 최종 결정권자의 결정에 따라 스타일이 좌우된다며 자신의 공이 크다는 답변을 내놨다. 민희진 대표는 지속적으로 하이브의 영향력에 선을 그었지만, 어도어는 2021년 하이브가 자본금 161억 원을 출자해 만든 회사다.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에 대한 지배적 권리는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민희진이 뉴진스를 키우고 성공시켰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오롯이 민희진이 거둔 성과라 보기에는 어렵다. 뉴진스 멤버들 역시 하이브의 자원이었기 때문. 2021년 11월 어도어 설립 당시 지난 2019년 ‘플러스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멤버들을 중심으로 어도어 첫 신인 걸그룹이 론칭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플러스 글로벌 오디션’은 하이브가 레이블 쏘스뮤직과 합작해 2021년 데뷔를 목표로 신인 걸그룹 멤버를 선발한 오디션으로, 방시혁 의장이 음악 프로듀싱을 비롯한 제작 총괄을, 민희진 대표가 콘셉트와 영상, 이미지를 아우르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팅과 브랜딩 전반을 맡았다.

실제 뉴진스 일부 멤버들은 쏘스뮤직에서 연습생 생활을 했다. 24일 디스패치는 2017년 멤버 민지를 시작으로 2019년 하니, 2020년 해린, 다니엘, 혜인 순으로 쏘스뮤직과 도장을 찍고 2021년 하반기까지 쏘스뮤직에서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민희진 대표가 2019년 하이브로 이적한 뒤 뉴진스 멤버들을 어도어로 이관시켰고, 이 과정에서 쏘스뮤직 트레이닝 비용을 전달하며 정산을 마쳤다.

민희진 대표의 “하이브 산하 레이블에서 데뷔했다는 이유만으로 누가 누구의 동생 그룹이니 하는 식의 홍보도 결코 용인할 생각이 없다”라는 발언도 아이러니다. 뉴진스는 데뷔 당시 ‘하이브 신인 걸그룹’, ‘방탄소년단(BTS) 여동생 그룹’ 등 수식어로 주목을 받았다. 심지어 뉴진스 하니, 민지는 연습생 시절 방탄소년단의 신곡 ‘Permission to Dance’(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관심까지 받았다. 하이브의 거대한 자본으로 수혜를 누리고도 이를 부정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민희진 대표는 지난 22일 입장 표명 당시 “뉴진스 멤버 및 법정대리인들과 충분히 논의한 끝에 공식입장을 발표하게 되었다”며 뉴진스 멤버들이 자신과 뜻을 함께하고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으로 잡음을 빚었다.

결국 24일 뉴진스 일부 팬들은 이날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 트럭을 보내 민희진을 규탄했다. 트럭에는 ‘버니즈(뉴진스 팬덤)는 하이브 소속 뉴진스 지지한다’, ‘민희진은 더 이상 뉴진스와 가족을 이용하지 말라’, ‘민희진은 타 아티스트 비방을 즉시 멈춰라’ 등 문구로 뉴진스를 방패막이로 삼는 것을 우려했다.

한편 민희진 대표는 24일 하이브가 요구한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한 감사질의서에 답변을 보냈다. 어도어 측의 요청으로 답변 내용은 공개 불가한 가운데,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가 어떤 결말을 맞을 것인지, 5월 컴백을 앞둔 뉴진스의 행보는 어떻게 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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