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발로 차고, 뺨 때리고...어머니 돌본 활동지원사의 '두 얼굴'
[앵커]
뇌병변 장애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환자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일삼아온 장애인 활동지원사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환자 가족 앞에서는 살가운 가면을 썼지만, 가혹한 폭행 장면이 방 안 CCTV에 고스란히 찍혀있었습니다.
표정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집안에서 전화통화를 하던 여성,
갑자기 옆에 앉아있는 다른 여성을 발로 걷어찹니다.
급기야 여러 차례 뺨을 강하게 치더니,
어이없이, 큰소리로 웃기까지 합니다.
속절없이 폭행을 당한 여성은 뇌병변 장애가 있는 60대로,
가해자는 피해자를 1년 반 넘게 돌봐온 장애인 활동 지원사 A 씨입니다.
[피해자 아들 : 어머니가 좀 볼살이 좀 많이 쪘다고 느낄 만큼 좀 볼에 살이 좀 오르셨는데 그게 알고 보니까 너무 많이 맞아서 볼이 부은 게 아니었나…]
피해자는 2년 전 뇌혈관이 손상돼 쓰러졌다가 후유증으로 거동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피해자 가족은 입원 당시 어머니를 성실히 간병했던 A 씨에게 퇴원 뒤에도 집으로 찾아와 돌봐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어머니와 따로 살아 걱정이 컸던 아들은 처음엔 A 씨의 살가운 모습에 한결 마음이 놓였다고 말합니다.
[피해자 아들 : 병원에서 간병을 봐주시는 부분이 너무 환자를 위하고 환자가 계속 나아지게끔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는데 그래서 이제 활동 보조까지 생각하게 됐어요.]
하지만 1년 6개월이 지나, 이웃 주민이 아들을 찾아오면서 A 씨의 두 얼굴이 드러났습니다.
분명히 피해자와 A 씨 두 사람만 집에 있을 시간인데도 괴성이 들리고 폭행 소리가 들려왔다는 겁니다.
[이웃 주민 : 지난번에 찰싹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시끄러, 시끄러, 시끄러' 그랬어요. 그래서 저녁에 올라가서 아들한테 어머니 어떠냐고 물어보고…]
도무지 믿기지 않았지만, 혼자 있을 어머니가 걱정돼 방 안에 CCTV를 설치한 아들은 뒤늦게 영상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영상에는 시도 때도 없이 피해자를 때리고 폭언을 일삼는 A 씨의 잔혹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습니다.
[피해자 아들 : 저희 어머니가 지주막하 출혈, 이제 뇌병변 환자신데 그 환자 머리를 때린다는 게 제일 충격적이었어요.]
영상을 들이밀자 범행을 실토한 A 씨는 선처를 호소했지만, 정작 소속 센터에는 '시끄러워 소리를 질렀고, 볼은 살짝 만지기만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피해자의 아들은 의사소통이 어려운 어머니를 대신해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A 씨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A 씨를 불러 피의자 조사까지 마친 상태로, 조만간 처분 방향을 결정할 방침입니다.
YTN 표정우입니다.
촬영기자 : 신홍
YTN 표정우 (pyojw032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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