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흑자 이끈 구지은의 新사업 남매의 난에 좌초 위기

양범수 기자 2024. 4. 2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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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지난 주총서 구지은 및 이사진 재신임 부결
신임 사내이사에 장녀 구미현·남편 이영열 선임
아워홈, 구지은 선임 이후 해외 사업·푸드테크 사업 추진 본격화
지난해 해외사업 매출 최대·당기익 209%↑

범LG가(家) 아워홈의 경영권을 둘러싼 대주주 일가의 갈등이 다시 불거진 가운데, 구지은 부회장 체제에서 확장해 온 아워홈의 신성장 사업이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손민균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구 부회장이 임기를 마치기 전인 오는 6월 이전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를 선출할 예정이다.

상법은 자본금 10억원 이상의 회사의 경우 사내이사 3명을 두도록 하고 있는데, 대표이사인 구 부회장을 비롯한 10명의 사내이사가 지난 17일 주주총회에서 재신임을 얻지 못하면서 해당 기준을 충족할 수 없어서다.

지난 주주총회에서는 새 사내이사로 창업자 고(故) 구자학 회장의 장녀인 미현씨와 남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가 선임됐다.

아워홈 측은 다시 한 번 구 부회장을 비롯한 사내이사진에 대한 재신임안을 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구미현씨가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 전문경영인을 선임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초 구미현씨가 차녀 구명진 이사와 함께 2021년 구본성 전 부회장을 밀어내고 구지은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때부터 미현씨의 목표는 경영권 매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현씨는 2022년 5월 구본성 전 부회장과 함께 아워홈 지분 매각 주관사로 라데팡스파트너스를 선임해 매각 의사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구미현씨가 가진 아워홈 지분은 19.28%로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의 지분 38.56%를 더하면 57.84%로 과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구 부회장은 경영 복귀 이후 직원 임금을 큰 폭으로 인상하면서 배당을 줄이는 등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아워홈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미현씨가 배당 총액 456억원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부결했는데, 미현씨는 이에 대해서도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워홈은 구 부회장 체제에서 해외 사업과 푸드테크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관련 사업을 확장해 왔다. 구 부회장이 재신임을 얻지 못한 상황에서 경영권 매각이 추진될 경우 관련 사업이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장남·장녀 동맹이 경영권 매각을 위한 수익성 강화에만 집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워홈 노조도 성명서를 내고 “대주주들이 사익을 도모하고자 지분매각을 매개로 손을 잡고 아워홈 경영과 고용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회사 성장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본인의 배만 불리는 구본성 전 부회장은 대주주로서 자격이 없다”고 했다.

그래픽=손민균

아워홈은 구지은 부회장 체제에서 흑자전환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에는 신사업 부문이 성과를 얻으면서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아워홈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9835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43억원으로 75.7%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707억원으로 177% 증가했다.

특히 해외 부문 사업 성과가 두드러졌다. 아워홈의 지난해 해외 사업 매출액은 22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4%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71억원으로 210% 늘었다.

이같은 성과는 구지은 부회장 체제에서 해외사업을 핵심 과제로 삼고 지속 추진해 온 결과다. 아워홈은 2021년부터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에 집중하던 해외사업을 미국과 유럽으로 넓혀 우량 계약 수주에 집중했다.

아워홈은 2021년 9월 아워홈의 미국 법인 아워홈 케이터링(OURHOME CATERING)을 통해 미국 우정청(USPS)과 사내식당 위탁 운영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폴란드 법인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2021년 전체 매출 대비 7.5%였던 아워홈의 해외매출 비중을 지난해 11.6%까지 올렸다. 아워홈은 올해 전체 매출 대비 해외사업 매출 비중을 3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지난해 두산로보틱스, 그립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추진하는 푸드테크 부문도 아워홈의 신성장 사업 중 하나다. 지난해 사내식당에서 벗어나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정기 구독형 건강관리 서비스 ‘캘리스랩(KALIS Lab)’을 여의도 IFC몰점에 열었고, 올 상반기 3개점을 추가 개점할 계획이다.

또 지난 23일에는 카카오헬스케어와 인공지능(AI) 기반 ‘초개인화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아워홈은 이번 협약으로 영양식단 R&D 원천 기술 및 데이터와 카카오헬스케어의 AI 기반 혈당 관리 기술을 결합해 개인 맞춤 영양을 제공하고 관리하는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워홈 측은 경영권 분쟁 상황과 관련한 신사업 추진 전망에 대해서는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추후 상황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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