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본인도 "부럽다", 1500만원어치 상품 주인공은 '서울 KIA팬'... "흔쾌히 기증하려 했다"

부산=양정웅 기자 2024. 4. 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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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회 말 통산 468호 홈런을 터트린 최정(왼쪽)와 그 공을 습득한 강성구 씨. /사진=SSG 랜더스 제공
최정의 KBO 통산 최다 홈런 1위 볼. /사진=SSG 랜더스 제공
"그 혜택 잘 누리셨으면 좋겠다. 부럽다." (SSG 랜더스 최정)

1500만 원 상당의 상품이 걸렸던 최정(37·SSG 랜더스)의 KBO 리그 통산 최다 홈런 1위 야구공의 습득자는 서울에서 온 KIA 타이거즈 팬이었다.

최정은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팀의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 5회 초 상대 선발 이인복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이 홈런으로 최정은 KBO 리그 개인 최다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기존 이승엽(48) 두산 베어스 감독이 선수 시절 기록한 467홈런을 넘어서는 468번째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지난 2013년 6월 20일 인천 SK전에서 윤희상에게 3회 초 3점 홈런을 터트리며 KBO 통산 352번째 아치를 기록, 양준혁이 가지고 있던 통산 최다 홈런(351홈런)을 넘어섰고, 이후 11년 동안 기록 보유자로 남았다.

유신고 졸업 후 2005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한 최정은 2005년 5월 21일 인천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만 18세 2개월 23일의 나이로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듬해 12개의 홈런을 기록한 후 SK-SSG 한 팀에서만 올 시즌까지 무려 19시즌 동안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 현재까지 이르렀다.

SSG 랜더스 최정이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5회 초 개인 통산 468호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SSG 랜더스 최정이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5회 초 개인 통산 468호 홈런을 터트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타구가 관중석에 꽂힌 걸 확인한 최정은 덤덤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이숭용 SSG 감독이 준비한 꽃목걸이를 목에 건 최정은 이어 더그아웃 밖에서 도열한 SSG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이어가며 기쁨을 나눴다. 이후 양 팀 주장 추신수(SSG)와 전준우(롯데)에게 꽃다발을 받은 그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인사했다. 최정은 팀이 준비한 트로피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한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전날 경기부터 사직구장의 좌측 외야에는 팬들이 몰렸다. 심지어 내야에 있던 사람들도 최정의 타석만 되면 외야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연히 홈런볼 자체의 가치도 있었지만, SSG 구단이 준비한 선물도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SSG는 가치가 있는 468호 홈런공을 줍는 사람에게 그에 걸맞은 혜택을 약속했다. SSG 구단에서는 2024~2025년 SSG랜더스필드 라이브 존 시즌권 2매와 최정의 친필 사인 배트 및 선수단 사인 대형 로고 볼 그리고 2025년 스프링캠프 투어 참여권 2매를 제공한다. 라이브 존은 포수 후면의 가장 가까운 야외 좌석으로 시즌권은 인당 310만 원이다. 2024년 기록 달성 이후, 잔여기간 라이브존 2매와 2025년 풀 시즌 라이브존 2매로 총 4매가 제공돼 약 1240만 원 상당이다.

이마트에서는 140만 원 상당의 이마트 온라인 상품권을 제공한다. 스타벅스는 톨 사이즈의 모든 음료를 하루에 한 잔씩 1년 이용권을 제공한다. 현시점 가장 비싼 톨 사이즈 음료가 6300원이니 1년이면 230만 원 상당이다. 또한 조선 호텔 앤 리조트는 75만원 숙박권을 제공하고, SSG닷컴에서는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준비했다. 가격이 유동적인 스타벅스 이용권을 제외하고도 유형의 경품만 가치가 1500만 원(시즌권 1240만 원+이마트 상품권 140만 원+조선 호텔 숙박권 75만 원+SSG닷컴 상품권 50만 원)에 달한다.

SSG 구단이 최정의 468번째 홈런공을 습득한 사람에게 주는 혜택을 설명한 그래픽. /사진=SSG 랜더스 제공
이 어마어마한 혜택의 주인공은 서울에 사는 37세 강성구 씨였다. 현재는 회사 프로젝트로 인해 지난해 11월부터 부산에서 일하고 있다는 강 씨는 회사 선배가 야구 경기가 있냐고 물어보면서 일정을 확인하던 중, 최정의 홈런 기록이 달린 사실을 알고 예매했다고 한다. 사회인 야구를 하는 강 씨는 "같이 야구하시는 분이 좌석을 추천해줬다"고 밝혔다.

글러브를 끼고 왼쪽 외야에 앉아있던 강 씨는 날아오는 타구를 직접 잡아냈다. 그는 "공이 낮게 와서 안 잡힐 줄 알았는데 들어와 있더라"며 "살짝 아팠는데 꿈만 같았다"고 말했다. "좋은 꿈은 안 꿨다"고 말한 강 씨는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운을 불러들이기 위해 쓰레기를 줍는 걸 언급하며 "들어가면서 휴지 몇 개를 주웠는데 그게 효과를 발휘했다"고 웃었다. 혹시나 공을 잡고 경매에 넘길 생각도 하지 않았을까. 그는 "스타벅스 하나만 보고 잡은 거라 흔쾌히 기증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SSG 최정의 통산 468번째 홈런공을 잡은 직장인 강성구 씨가 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정작 강 씨 본인은 KIA 타이거즈 팬이었다. 공교롭게도 KIA는 지난 16일 문학 경기에서 선발 윌 크로우가 1회 최정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져 기록 달성을 의도치 않게 미뤄지게 한 바 있다. 강 씨는 "지난 주에 안 좋은 일이 있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도영 선수가 최정 선수만큼 훌륭한 선수가 돼 홈런 빵빵 치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하지만 강 씨의 동생이 SSG 팬이었기에 의미가 있었다. 그는 "시즌권은 동생이 SSG 팬이라 줄 예정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생이 최정 선수한테 팬이라고 전해달라고 했는데 까먹었다"고 고백했다.

최근 오타니의 경우 다저스에서의 1호 홈런볼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구단 측의 잘못된 대처로 인해 논란이 커진 바 있다. 그런 측면에서 SSG 구단의 이런 준비는 중요한 기념구를 돌려받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최정 본인 역시 "구단에서 혜택을 크게 해주신 덕분에 기증해주신 것 같다. 그 혜택 잘 누리셨으면 좋겠다"며 "부럽다"는 농담을 던졌다.

SSG 최정이 24일 사직 롯데전 종료 후 자신의 홈런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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