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 핵연료 포화 위기… ‘고준위 특별법’에 속 타는 원전 업계

박성우 기자 2024. 4.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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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방사성 폐기물)를 저장하는 임시저장시설이 오는 2030년 포화상태에 도달할 전망이다.

월성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소인 맥스터를 증설하는 것도 2016년 증설 신청 이후 준공까지 6년이 걸렸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임시저장소를 증설하면 원전이 곧 멈출 가능성은 작지만 사용후핵연료 처리 시설은 꼭 필요하다"며 "21대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부지 선정, 설계 등 후속 작업이 줄줄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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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방사성 폐기물)를 저장하는 임시저장시설이 오는 2030년 포화상태에 도달할 전망이다. 사용후핵연료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지하 500m에 영구적으로 보관·처리할 수 있는 방폐장이 필요하다. 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고준위 방폐장 부지 선정 등 본격적인 건설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방폐장 건설과 관리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특별법(고준위 특별법)’은 21대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고준위 특별법은 1978년 첫 원전 가동 이후 원전 부지에 쌓여 있는 1만8600톤(t)가량의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한 법이다. 21대 국회 임기인 5월 29일까지 법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자동 폐기된다. 원전 상위 10개국 중 방폐장 부지 선정에 착수조차 못 한 나라는 인도와 한국뿐이다.

한빛 원전 전경(6호기는 맨 오른쪽). /한수원

사용후핵연료는 수명이 다된 우라늄 핵연료로 섭씨 300도에 달하는 높은 열과 방사능을 내뿜는다. 현재는 원전 부지 내 임시저장시설에 보관돼 있는데, 한빛원전은 2030년부터, 고리원전은 2032년부터 포화상태가 된다.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 포화율은 94.3%로 2037년에 폐기물이 가득 찰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후핵연료를 영구적으로 지하에 처리·보관할 수 있는 고준위 방폐장은 부지 선정부터 건설까지 최장 37년이 걸린다. 내년부터 당장 부지 선정에 들어가도 2062년 이후에야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할 수 있다.

지난 2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고준위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등 참석자들이 촉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방폐장이 가동되기 전까지는 원전 부지에 임시저장소를 추가로 건설해 폐기물을 저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인근 지역 주민 반대와 야당이 임시저장시설 용량 규제 등을 추진하면서 임시저장시설을 만들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월성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소인 맥스터를 증설하는 것도 2016년 증설 신청 이후 준공까지 6년이 걸렸다.

임시저장소가 포화하면 원전 가동을 멈춰야 한다. 2016년 11월 대만 궈성 원전 1호기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조가 가득 차 가동을 멈췄다. 이후 저장공간을 개조하고 가동률을 낮추는 임시방편을 동원했지만, 결국 궈성 원전 1호기는 2021년 7월 조기 폐쇄됐다.

고준위 특별법이 5월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22대 국회에서 해당 법안이 다시 발의돼야 한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임시저장소를 증설하면 원전이 곧 멈출 가능성은 작지만 사용후핵연료 처리 시설은 꼭 필요하다”며 “21대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부지 선정, 설계 등 후속 작업이 줄줄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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