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이 비싼 딸기를"…무료 도시락에 어르신들 활짝

정세진 기자 2024. 4.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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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서울 강동구 서울시립강동노인종합복지관(강동노인종합복지관) 식당.

영양사와 조리사들이 분주하게 도시락을 만들고 있었다.

박화자 조리사는 "어르신들이 예전처럼 김장을 할 수도 없다보니 도시락에 제공하는 3찬과 별개로 김치는 종류를 바꿔가며 일주일치를 제공한다"고 했다.

강동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도시락 배달도 활동비를 지원받는 고령자들이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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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강동노인종합복지관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취약계층 어르신들에게 제공한 도시락. /사진=정세진 기자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딸기 드시기 쉽지 않죠.(웃음)"

24일 오전 서울 강동구 서울시립강동노인종합복지관(강동노인종합복지관) 식당. 영양사와 조리사들이 분주하게 도시락을 만들고 있었다. 만들어진 도시락은 점심 전까지 관내 노인 42명에게 배달돼야 했다. 이날 메뉴는 △잡곡밥 △목살찹스테이크 △고구마순나물 △양상추딸기샐러드다.

강동노인종합복지관은 노인들을 위해 매일 550인분 식사를 만든다. 도시락 42인분을 포함해서 150명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한다. 남은 350여 인분은 60세 이상 회원에게 4000원에 판다.

저소득층 노인에게 배달하는 도시락은 1개당 예산 5000원이 배정됐다. 예산은 서울시에서 지원하는데 기존 4000원에 건강형 식사지원사업으로 1000원을 추가 지원된다. 오이, 애호박, 파프리카, 유산균 음료 등 다채로운 메뉴가 담기는 비결이다. 금요일에는 주말 식사용으로 즉석밥이나 레토르트 식품(조리한 식품을 고압 가열해 알루미늄으로 포장한 식품)도 함께 배달한다.

서울시립강동노인종합복지관의 4월 식사배달 식단표./사진=정세진 기자
"양배추·오이, 당뇨에 좋다는데 너무 비싸"…강동노인종합복지관, 애호박·파프리카 등
서울시립강동노인종합복지관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창자씨(85)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정세진 기자
서울시립강동노인종합복지관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창자씨(85)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정세진 기자

"나이드니까 식성이 확 바뀌었어. 다리가 아파서 밖에 나가기도 어렵고…"

김창자씨(85)는 강동노인종합 복지관에서 도시락을 받아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김씨는 복지관 도움 없이는 식사 해결이 어렵다. 양쪽 무릎 관절수술을 받은 후 다리가 아파 보행 보조 기기를 쓰지 않고선 걷지 못한다. 허리도 아픈 탓에 활동보조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선 밖에 나갈 수 없다. 당뇨병을 8년째 알고 있어 음식도 가려 먹어야 한다.

김씨는 "나이가 드니까 매운 음식을 못 먹고 식성도 확 바뀌었다"며 "양배추나 오이가 당뇨에 좋다고 해서 아줌마(활동보조인)에게 부탁해 시장에서 사다 먹었는데 요즘 물가가 너무 비싸다"고 했다.

박화자 조리사는 "어르신들이 예전처럼 김장을 할 수도 없다보니 도시락에 제공하는 3찬과 별개로 김치는 종류를 바꿔가며 일주일치를 제공한다"고 했다.

서울시립강동노인종합복지관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강동구에 사는 유병만씨(74)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정세진 기자


유병만씨(74)는 4년째 강동종합복지관의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한다. 유씨는 16년째 당뇨병을 앓고 있고 허리 통증으로 외출도 어렵다.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는 탓에 도시락 지원이 없다면 식사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유씨는 "당뇨약을 먹으려니 밥을 안 먹을 수 없다"며 "어제 보내준 샐러드를 먹고 복지관에서 보내준 비비고 찌개도 끓여 먹었는데 도시락은 늘 대만족"이라고 했다. 이어 "친구들도 이사를 가고 가족들과도 떨어져 혼자 살고 있다"며 "매일 혼밥을 하는데 박화자 영양사와 복지관 조리사들이 계속 관심을 가져줘서 고마운 마음에 편지를 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강동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도시락 배달도 활동비를 지원받는 고령자들이 담당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전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전날 배달한 도시락 용기를 수거한다. '배달 담당' 노인들은 도시락 용기를 내놓지 않거나 전날 도시락을 먹지 않는 등 특이사항이 발생하면 복지관에 전달한다.

성미선 강동노인종합복지관 관장은 "어르신 급식지원 사업은 그냥 사업이 아니다"라며 "복지관 입장에서 음식에 정성을 들고 영양사와 조리사, 담당 사회복지사를 배치하고 배달에까지 인력을 투입하면서 배달 시간까지 신경 써야 하는 사업"이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19(COVID-19)가 유행할 때 거동이 불편하거나 자택에 조리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어르신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중요성을 크게 느꼈다"고 했다.

서울시립강동노인종합복지관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강동구에 사는 유병만씨(74)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정세진 기자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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