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없나봐" 1092% 폭등한 이 주식…K증시 10루타 친 비결은

홍순빈 기자, 김세관 기자 2024. 4. 25.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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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장에 모처럼 10루타(10배 상승) 주식이 등장했다. 2년 전보다 1000% 넘게 뛰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K-증시의 진정한 승자'란 별칭이 붙은 HD현대일렉트릭이다.

2030년까지의 성장세를 선반영한다는 논리로 지난해 주가가 수직 상승했던 에코프로와 다르게 HD현대일렉트릭은 압도적인 실적을 내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증권사들도 HD현대일렉트릭이 구조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면서 눈높이를 높인다.

24일 HD현대일렉트릭은 전 거래일보다 1만5000원(6.25%) 오른 25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고금리로 타격을 받았던 2022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갔고 2년 전(2022년 4월25일·2만1400원)보다 약 1092% 올랐다. 시가총액도 7000억원 대에서 9조원 대로 불어났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4월 현대중공업(현 HD한국조선해양)으로부터 인적분할하면서 코스피에 등장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핵심 매출처인 한국전력의 실적 부진과 중국, 인도 등의 저가 변압기 수주 물량 경쟁 등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주가도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내리막길을 걸어 HD현대그룹의 미운 털 박힌 막내가 됐다.

하지만 변압기 교체 사이클이 도래하자 반전이 시작됐다. 미국 주요 지역의 전력망은 1960~1970년대 설치됐는데 현재는 대부분 노후화됐다. 이를 바꾸기 위해 미국에선 HD현대일렉트릭의 초고압 변압기가 필요했다. 고유가로 수혜를 본 중동 지역에서도 신재생 발전장비 수요가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HD현대일렉트릭은 해외 변압기 수주를 공격적으로 늘렸고 1분기 기준 50억7600달러에 달하는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

(좌)미국의 지역별 전력망 등급, (우)전력기기 예상 교체 수요. 왼쪽 그림에서 등급이 A에서 F로 갈수록 낙후돼 있음을 의미한다. 캘리포니아, 중서부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전력망이 노후화됐음을 알 수 있다./자료=삼성액티브자산운용 제공


2022년부터는 변압기 단가와 환율 모두 높아졌다. 이에 따라 HD현대일렉트릭에서 생산된 변압기의 몸값이 뛰었다. 덕분에 실적도 좋아졌다. HD현대일렉트릭은 1분기 매출액 8010억원, 영업이익 1288억원을 시현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영업이익률도 16.1%로 전력기기 업체로는 이례적인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력 매출처인 북미와 중동 지역에서 고수익성 변압기 물량들의 매출 인식이 본격화되면서 전력·배전기기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회전기기 부문도 북미 친환경 프로젝트 선박용 전장제품의 성장세에 힘입어 호실적을 달성하는 등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HD현대일렉트릭의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AI(인공지능) 상용화 시대엔 변압기 수요가 더 늘 것으로 예상돼서다.

AI 고도화를 위해선 엄청난 양의 연산이 필요하다. 이를 감당하기 위해선 전력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밖에 없어 전력기기 공급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AI 구동에 필요한 초고압 변압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HD현대일렉트릭을 포함해 5개사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전력기기 시장은 20년 만에 첫 강세 사이클이 왔다"며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와 함께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등 신규 전력 수요까지 맞물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증권사들은 HD현대일렉트릭에 대한 목표주가를 앞다퉈 상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 21만원→29만원 △SK증권 25만원→28만원 △다올투자증권 28만원→31만원 △상상인증권 25만원→30만원 △신한투자증권 27만5000원→28만원 △키움증권 21만원→30만원 등이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력기기 수요는 급증하는 데 반해 HD현대일렉트릭을 비롯한 공급 업체들의 증설이 보수적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높은 가격, 수익성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며 "미국 내 변압기 공급 부족 현상은 최소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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