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로비업체, 트럼프 궁금한 한국인들로 북적”
트럼프 ‘IRA 폐기’ 여부 등이 주요 관심사
英·日 등 우방국, 트럼프 공들이기 한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대비해 트럼프 측에 줄을 대려는 각국의 노력이 한창인 가운데 로이터 통신이 24일 “K스트리트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어떻게 될 지, 무역에 대한 트럼프의 생각은 어떤지가 궁금한 한국인들로 북적이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DC 백악관 지척에 있는 K스트리트는 미 정·관계와 끈이 닿는 내로라하는 로펌, 로비 업체, 컨설팅 회사 등이 대거 밀집해있는 곳이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대목’을 맞았는데 한국을 비롯한 미 우방국들이 여기의 ‘큰 손’이라고 한다.
로이터는 이날 워싱턴의 한 전직 한국 정부 관료를 인용해 “바이든이 외국 정부를 주시하고 있어 서울(한국)은 로비 회사를 통해 트럼프의 생각을 읽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했다. 이를 ‘스텔스 매너(stealth manner)’라고 했는데,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 같이 트럼프와의 커넥션 구축, 무역 현안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 파악 등을 위해 ‘로키(low-key)’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총리 출신이자 정치권 실력자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자민당 부총재가 23일 뉴욕 트럼프 타워까지 찾아가 트럼프와 만나는 등 바이든 정부 엄포에 아랑곳하지 않고 접촉을 확대하고 있는 일본과는 대비된다. 한국은 ‘브라인스타인 하얏트 파버 슈렉’ 등 대형 로펌과 계약을 맺고 있는데, 이 회사는 올해 1분기에만 1620만 달러(약 223억원) 수입을 올렸다.
바이든 정부는 IRA를 대표적인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트럼프와 그 주위 인물들은 여기에 부정적이다. 바이든이 친환경 에너지 개발, 전기차 보급 같은 ‘그린 어젠다’를 내세우면서 막대한 보조금을 풀었는데 이를 고착화된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트럼프 공약집’으로 통하는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프로젝트 2025′를 집대성한 폴 댄스 총괄 디렉터는 올해 1월 본지 인터뷰에서 “외국 기업이 국내 투자를 많이 한 건 긍정적이지만 워싱턴의 일부 지역구 정치인들만 혜택을 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의회가 IRA를 폐지하거나 개정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해 IRA 폐지가 현실화 할 경우 현대자동차 등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본은 미 정·관계 접촉을 위해 약 20개 로비 회사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지난 2월 트럼프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플로리다의 로비 회사 ‘발라드 파트너스’ 등과 신규 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의 고위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많은 직원들이 전 대통령(트럼프)와 오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다른 우방국들도 트럼프와의 라인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분주하다.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외무장관은 최근 마러라고 자택에서 트럼프와 만찬을 갖고 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트럼프가 재임 중 여러 차례 부정적 입장을 밝힌 독일은 친트럼프 성향 의원들과 접촉하며 “독일이 미국 경제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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