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 못 끊겠네...황영묵·고영우 특급 조커로 활짝

김지섭 2024. 4. 2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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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시작 늦었지만 철저한 준비
최강야구 통해 실력 갈고닦아
황영묵, 한화 주전 유격수 꿰차
고영우도 키움 3루수로 눈도장
야구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 출신의 한화 내야수 황영묵이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화 제공

야구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 출신 선수들이 꿈의 프로 무대에서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다.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지명되지 못해 동기들보다 시작은 늦었지만 이대호, 박용택 등 전설들과 함께 뛰는 패자부활전 성격의 무대에서 실력을 갈고닦아 꽃망울을 활짝 터뜨렸다. 야구에 대한 열정과 배고픔이 가득했던 이들이기에 수많은 난관에도 포기를 몰랐고, 프로야구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 성공사례가 쑥쑥 나오면서 프로 구단들의 눈은 계속 최강야구를 향하게 됐다.

한화 내야수 황영묵은 역전 드라마를 쓰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충훈고 시절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으나 왜소한 체격으로 인해 프로 구단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이후 중앙대 진학 1년도 안 돼 중퇴를 하고 독립야구에서 뛰었다. 소득이 없어 훈련 외 시간에 웨딩홀 서빙과 음식 배달 등 생계 유지를 위한 아르바이트를 뛰며 돈벌이도 해야 했다.

어둠 속에 한 줄기 빛은 최강야구였다. 황영묵은 2023년 최강야구 트라이아웃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주축으로 뛰며 널리 이름 석 자를 알렸다. 그 결과, 2024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31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고 프로 입성 꿈을 이뤘다.

1군 기회는 주전 유격수 하주석의 부상 이탈로 생각보다 빨리 왔다. 수비는 워낙 좋아 두말할 필요가 없고 약점으로 꼽혔던 타격 실력까지 향상돼 최원호 한화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최 감독은 “기대 이상으로 공격과 수비에서 잘해준다”며 “컨디션이 좋을 때 계속 밀어주겠다”고 주전 유격수로 못 박았다.

황영묵이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화 제공

지난 16일 NC전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 황영묵은 24일 현재 9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 23일 KT전에서는 데뷔 후 첫 홈런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시즌 성적은 타율 0.357(28타수 10안타)에 수비 실책은 1개다.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황영묵은 “타구 하나하나가 소중했다”며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2018년 프로 지명 실패 후 파란만장한 삶을 돌아본 그는 “야구 용품을 사려면 돈이 필요해 4년 정도 아르바이트를 했다”면서도 “사실 그때 암울했다. 야구를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생각도 했다”고 고백했다.

6년 만에 프로 꿈을 이룬 황영묵은 현재 활약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많이 준비했던 만큼 아직도 보여줄 게 많다”며 “최강야구 선배들과 야구를 했던 친구들이 ‘잘하고 있으니까 자신감을 갖고 해라’라는 말이 가장 힘이 된다”고 말했다.

최강야구 출신 내야수 키움 고영우가 23일 고척 KIA전에서 타격을 하고 있다. 키움 제공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 키움에서도 최강야구 출신 대졸 신인 내야수 고영우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았다. 고영우는 24일 현재 13경기에 나가 타율 0.414(29타수 12안타) 맹타를 휘둘렀고, 3루 수비도 안정감을 뽐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수비, 공격 모든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3루 수비는 기존 주전 선수들보다 더 안정적으로 해주고 있어 앞으로 우리 팀 내야에서 큰 역할을 할 것 같다”고 칭찬했다.

최강야구 출신 내야수 키움 고영우. 키움 제공

경남고를 졸업하고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성균관대에 진학한 고영우는 야구 열정이 남다르다. 최강야구 출연 당시 주전 선수가 빠졌을 때 콜업되는 일명 ‘알바 선수’였지만 제작진이 부르지 않은 날에도 자발적으로 나가 훈련에 참가했다. 이런 그의 열정은 최강야구 정식 선수 발탁으로 이어졌고,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39순위로 키움의 부름을 받게 됐다.

고영우는 “뭐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어 최강야구 때 열정적으로 훈련했다”고 털어놨다. ‘분량 때문에 부르지 않아도 훈련에 참가한 건 아닌가’라는 농담 섞인 질문에는 "사실 방송 욕심도 조금은 있었다”며 웃었다. 최강야구 시절의 열정을 키움에 그대로 옮겨온 그는 “지금도 팀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일찍 와서 운동하고, 늘 전력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 =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최이재 인턴 기자 chldlwo090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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