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 깬 韓 연구진, 세계 최초 대기압서 인조 다이아 제조

박지민 기자 2024. 4. 2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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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카페]

한국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보통의 대기압에서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지금까지 인조 다이아몬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기압의 5만~6만배에 달하는 고압과 섭씨 1300~1600도의 초고온 조건이 필요했는데, 그 패러다임을 깬 것이다. 반도체나 양자컴퓨터 등 다양한 산업과 접목될 수 있는 원천 기술이 개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은 갈륨, 철, 니켈, 실리콘으로 구성된 액체 금속 합금을 이용해 대기압에서 다이아몬드를 합성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b>사진>. 이 연구는 2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IBS 연구팀은 먼저 온도와 압력을 빠르게 조절해 액체 금속 합금을 만드는 장치인 ‘RSR-S’를 자체 제작했다. 이 장치는 다이아몬드를 합성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와 압력, 액체 금속 합금의 비율을 찾아내는 데 사용됐다. 그 결과 연구팀은 갈륨 77.75%, 니켈 11%, 철 11%, 실리콘 0.25%로 구성된 액체 금속 합금을 만들었다. 그리고 섭씨 1025도와 대기압 조건에서 이 액체 금속 합금 하부에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다이아몬드는 우수한 열 전도성과 단단함이 특징이다. 전자기기의 열 전도체, 반도체의 온도 상승을 방지하는 방열 장치에 쓰이는 등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이아몬드는 고온·고압 조건에서만 합성됐기 때문에 제작에 한계가 있었다. 또 고온·고압 조건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의 크기 제한 때문에 합성 가능한 다이아몬드의 크기는 약 1㎤에 불과했다. 제한된 환경에서 작은 크기의 다이아몬드만 합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개발한 합성법을 이용하면 더 큰 인조 다이아몬드를 더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새로운 다이아몬드 합성법은 반도체, 양자컴퓨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응용될 전망이다. 이번에 탄생된 다이아몬드는 탄소로만 이뤄진 결정 사이에 실리콘이 끼어들어 있는 구조다. 이 같은 구조는 양자 현상을 띄어, 양자컴퓨터 분야로 응용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공동 교신저자인 성원경 IBS 연구위원은 “액체 금속 합금의 구성을 다른 금속으로 대체하는 방법을 찾아 더욱 폭넓은 실험 조건에서 다이아몬드를 합성할 길을 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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