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조] 넝쿨장미 /박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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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짙어지면 울타리나 정원 가에 덩굴을 벋으면서 붉은 꽃을 소담스럽게 피워내는 넝쿨장미.
덩굴찔레라고도 불릴 만치 자잘한 꽃들이 무리 지어 피어 봄 하늘을 유혹한다.
혼자서는 부끄러워 낯색조차 발그레 물이 드는 걸까? 때로는 가시를 세워 스스로를 보호하기도 하지만, 바람결 또는 작은 발소리에도 얇고 보드라운 결을 이내 드러내고 마는 꽃잎.
얇은 꽃잎이 모이고 꽃들이 넝쿨로 모여 필 때 그 향기는 더 멀리 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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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순간이면 가시 세워 톡 쏘지만
결 얇은 꽃잎들은 서로가 어깨 기대고
귀 세운 작은 소리에도
향기 풀어 말을 건다
봄이 짙어지면 울타리나 정원 가에 덩굴을 벋으면서 붉은 꽃을 소담스럽게 피워내는 넝쿨장미. 덩굴찔레라고도 불릴 만치 자잘한 꽃들이 무리 지어 피어 봄 하늘을 유혹한다.
혼자서는 부끄러워 낯색조차 발그레 물이 드는 걸까? 때로는 가시를 세워 스스로를 보호하기도 하지만, 바람결 또는 작은 발소리에도 얇고 보드라운 결을 이내 드러내고 마는 꽃잎. 서로에게 어깨를 기대어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얇은 꽃잎이 모이고 꽃들이 넝쿨로 모여 필 때 그 향기는 더 멀리 벋는다.
모여 함께 말 거는 그들의 향기에 봄도 흠뻑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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