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모두에게 열린 여행, 관광할 권리

경기일보 2024. 4. 2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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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장·관광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전국 방방곡곡에 봄꽃 축제가 열리면서 겨우내 움츠렸던 우리의 몸과 마음은 봄을 찾아 걷고 싶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여행의 계절이다. 그러나 축제를 즐기고 여행을 떠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이 있다.

오늘날의 관광이 의식주와 더불어 누구에게나 자신의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는 기본욕구가 되면서 시간이 없는 경우, 몸이 불편한 경우, 나이가 든 경우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소외된 사람들에게도 여행 기회와 편의를 제공해야 하는 열린 여행의 시대가 됐다.

‘모두에게 열린 여행으로 관광할 권리’, 즉 ‘관광기본권’이란 인간의 존엄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로 관광할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2019년 아시아태평양도시관광진흥기구(TPO) 회의에서 “관광할 권리는 인간 존엄과 가치에 기초한 기본적 권리”라고 선언했고 2022년 서울시 관광진흥 조례 제3조에서도 “모든 시민은 누구든지 성별, 종교, 인종, 세대, 지역,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나 신체적 조건 등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관광활동에 참여하고 관광을 향유할 권리”라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2024년 관광트렌드 전망 및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총인구수 대비 장애인 및 고령자 등의 관광 취약계층 수는 약 29.4%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을 고려한 관광활동이나 서비스 개선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여행의 설렘이 두려움이 되지 않고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무장애’ 관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열린 관광지 중 총 132곳을 선정, 지자체와 함께 유형별 체험 콘텐츠 개발해 모든 관광객이 제약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는 열린 관광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전국 대부분의 관광지나 축제장에서는 장애인 및 노약자들이 쉽게 출입할 수 있는 시설과 경로를 마련해 접근성을 높이고 있으며 장애인용 화장실, 휠체어 대여 서비스와 보조도우미 등의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더 나아가 이제는 하드웨어적인 환경 조성뿐만 아니라 이들이 실제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 ‘시흥 갯골축제’에서는 축제 기간 3일 중 첫날은 투어 미션 무장애 프로그램인 ‘갯골 프리런’을 진행해 장애인과 가족, 봉사단체들이 함께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 축제에 참가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열린 관광축제를 실천하고 있다. 관광도시 강릉은 ‘유니버설 디자인 여행’을 기획해 강릉의 대표 명소를 몸이 불편한 장애인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하는 프로그램 운영해 모든 여행자가 행복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뮤직 페스티벌인 영국의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은 ‘환경, 평화, 어우러짐’의 가치를 추구하는 축제답게 나이, 장애, 인종으로 사람들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가 진정으로 음악과 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캠핑 섹션, 축제의 메인 피라미드 스테이지와 가까우면서 어디로든 이동하기 편리한 자리 배정, 스테이지가 잘 보이는 곳으로 휠체어만 들어갈 수 있는 구역을 만들어 놓고 있다. 이 축제는 장애인에 대한 다양성과 포용의 문화가 반영돼 있는 것이다.

이처럼 모두가 즐기는 축제와 여행이 되기 위해서는 기회는 공평하고, 참여 과정과 편의시설 이용도 평등해야 한다. 이동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물리적 장벽의 개선뿐만 아니라 숙박시설 및 식당 등의 접근성을 확보하고 체험 콘텐츠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관광’ 관점으로 정책적, 제도적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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