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높이의 저궤도 돌며 한반도 매일 3회 이상 촬영

박지민 기자 2024. 4. 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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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급 ‘네온샛’ 1호 발사 성공
국내 최초로 양산형으로 개발된 '초소형 군집위성' 1호를 실은 우주발사체가 24일 오전 7시 32분(현지시간 오전 10시 32분)에 뉴질랜드 마히아 발사장에서 발사되고 있다./뉴스1

국내 최초의 초소형급 양산형 위성인 ‘초소형 군집위성(네온샛)’ 1호기가 24일 우주 궤도에 올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초소형 위성(100kg 미만)인 네온샛 1호가 이날 지상 약 500㎞ 높이의 궤도에 안착해 정상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온샛은 2027년까지 총 11기의 위성이 발사돼 한반도와 인근 해역을 정밀 감시하게 된다.

네온샛 1호는 24일 오전 7시 32분(한국 시각) 뉴질랜드 마히야 발사장에서 미 로켓랩의 ‘일렉트론’ 로켓에 탑재돼 우주로 향했다. 당초 발사 예정 시각은 오전 7시 8분이었지만, 다른 비행체와 충돌 위험 등으로 발사가 지연됐다. 네온샛 1호는 발사 약 50분 뒤인 오전 8시 22분 발사체와 분리돼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했다. 이후 오전 11시 57분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지상국, 오후 2시 13분과 3시 44분에 남극 세종기지 지상국과의 교신을 통해 정상 작동이 확인됐다. 네온샛 1호는 향후 3년간 500㎞ 상공에서 흑백 해상도 1m(위성 영상의 한 점이 가로·세로 1m), 컬러 해상도 4m의 영상을 촬영한다.

네온샛은 여러 대의 작은 위성을 군집 운영해 한반도를 자주 관측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국가 안보, 재난 대응 등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1호기는 시제기 성격으로, 2~11호기는 양산 과정을 통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통해 2026년과 2027년 2차례 나눠 우주로 발사된다. 위성 11기가 군집 운영을 하게 되면 매일 3회 이상 한반도 지역을 촬영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중대형 위성 1기가 2~3일에 1번만 한반도를 찍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빈도로 위성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3일 발사 리허설을 마친 후 초소형 군집위성 1호를 실은 로켓 앞에서 개발에 참여한 한국과학기술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민간 기업 쎄트렉아이 연구진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로켓랩 X

경제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네온샛 10기를 군집 운영하면 70만㎢에 달하는 대용량의 영상을 찍을 수 있다. 남한 영토(약 10만㎢)의 7배에 이른다. 이를 통해 공공 분야에서 필요한 위성 영상을 직접 찍어, 불필요한 해외 영상의 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한반도 주변 이외의 지역에서 찍은 영상을 판매한 수익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양산 체제를 맞추기 위해 상용 부품을 사용해 위성 제작에 드는 비용을 줄였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가 저궤도 위성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네온샛과 같은 ‘저궤도 위성’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은 날로 격해지고 있다. 저궤도 위성은 주로 고도 500~1500㎞ 궤도를 도는 위성이다. 지구 관측, 기상 관측, 위성통신을 위해 사용된다. 높은 해상도의 위성 영상을 찍을 수 있을뿐더러, 지상 기지국 없이도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커지는 추세다. 5500여 개의 저궤도 군집위성을 통해 촘촘한 인터넷망을 구축한 미 스페이스X의 위성 통신망 ‘스타링크’가 대표적이다. 올해 들어 중국도 10년간 2만6000기 이상의 저궤도 위성을 쏘아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에서도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저궤도 위성 통신 개발은 미미한 상태다. 과기정통부는 2025년부터 5년간 약 4800억원을 들여 저궤도 위성통신 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두 차례 탈락했다. 작년 9월 3번째 예타 조사를 신청한 뒤 다음 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우주업계 관계자는 “저궤도 군집위성은 세계 우주 산업의 핵심으로 떠올랐다”며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민·관·연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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