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대개조, 친환경 건축… 파리가 바뀐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4. 4. 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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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 D-92]
파리의 변신, 어떤 모습일까
센 강의 수질 개선을 위해 파리시 외곽에 만든 대형 수조 '바신 도스테를리츠'의 내부 모습. /연합뉴스

100년 만의 올림픽을 맞아 중세시대부터 프랑스의 수도로 역사를 쌓아온 파리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다. 파리 시민들은 “시내 전체가 공사판”이라고 투덜대면서도 오는 7월 올림픽 개막식을 향해 가며 차츰 파리의 새로운 모습이 드러나자 ‘새로운 파리’에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지난 23일 “이번 올림픽을 통해 파리를 오랜만에 방문하는 이들은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며 “문화와 예술의 활기가 넘치고 말끔하게 정리된 새로운 파리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파리시(市)는 광범위한 도시 재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동·아프리카 이민자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해 낙후된 우범 지역으로 인식되어 온 파리 북부 외곽 개발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이민자 폭동이 자주 발생해온 방리유(banlieue·변두리) 지역인 생드니에 대규모 선수촌과 최신식 수영 센터를 지었다. 올림픽이 끝난 후 파리 시내의 청년층과 혁신 기업을 대거 끌어들이는 주상 복합 시설로 기능하면서, 파리 변두리의 분위기를 크게 바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드니의 선수촌을 포함해 이번 올림픽을 위해 새로 짓는 건축물들은 모두 친환경 자재와 공법을 최대한 활용했다. 건축 자재로 콘크리트가 아닌 목재가 폭넓게 사용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파리 곳곳의 관광 명소에 만들어지는 임시 경기장 대부분은 주재료가 목재다. 파리시는 “콘크리트는 기본적으로 석회석을 구워 만들기 때문에 막대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며 “반면 목재는 나무가 자라나는 과정에 탄소를 흡수하고 또 재활용이 쉬워 뛰어난 친환경 재료”라고 강조했다.

예전에 파리를 찾았던 이들이라면 올림픽을 계기로 단행되는 ‘파리 화장실의 변신’을 가장 큰 변화로 꼽을 수 있다. 고도(古都)인 파리엔 ‘현대의 산물’인 공공 화장실이 관광지로서의 명성에 비해 부족하다는 악명이 높았다. 파리엔 한국과 달리 지하철역에 화장실이 없고 강변 등 공공장소에도 화장실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시내 곳곳에서 소변 냄새가 풍겨 흥을 깨는 경우가 많다. 이에 파리시는 “센강에 1400여 개의 간이 화장실을 만들고 지하철역의 직원용 화장실과 100여 개 상점 화장실을 개방하는 한편, 현재 750개 수준인 공공 화장실 중 약 40%를 수리하고 소변기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리의 상징이면서도 수질 악화로 1920년대부터 수영이 금지됐던 센강의 변화에도 주목된다. 파리지앵(파리 시민)들이 “이 강이 없는 파리는 상상할 수 없다”며 사랑하는 센강은 낭만적 명소라는 이미지와 달리 강물이 오염돼 입수(入水)하기는 어려웠다. 파리시는 올림픽을 계기로 14억유로(약 2조500억원)를 투자해 하수 시설을 뜯어고치는 등 대대적 수질 개선 사업을 벌여 센강을 ‘수영 가능한 강’으로 바꿨다. 올림픽 때는 개막식·강수욕(江水浴)을 비롯해 철인 3종의 수영 경기가 센강에서 열린다. 파리시 측은 “현재까지 예상했던 수준으로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올여름 매일 수질을 확인, 사흘 중 이틀 정도는 강수욕과 수영 경기가 벌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파리의 교통 체계 역시 크게 변할 전망이다. 지하철과 지역급행전철(RER) 노선, 버스 노선을 대폭 확충하고, 자전거 길은 기존의 두 배 수준인 1400㎞로 크게 늘렸다. 한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덩치 큰 대형차의 파리 시내 주차료를 기존의 세 배인 시간당 18유로(약 2만6300원)로 올려 자동차 운행의 부담은 대폭 키운다. 올림픽을 계기로 파리를 자동차가 아닌 대중교통·자전거·보행자 중심 도시로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 시 정부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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