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0개區 미니 올림픽, 센강엔 ‘강수욕장’…여름 내내 문화 축제
‘파리 첫 여성 시장’ 안 이달고, 주요 매체 특파원과 간담회
“불행할 이유가 너무나 많은 세상, 행복을 찾고 싶다면 올여름 파리로 오십시오.”
파리 올림픽을 90여 일 앞둔 23일 안 이달고(65) 파리 시장이 한국과 전 세계를 향해 파리 올림픽(7월 26일 개막) ‘초대장’을 띄웠다. 그는 이날 프랑스 파리 주재 주요 매체 특파원과 한 오찬 간담회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올여름 내내 파리에서 다양한 참여형 문화·스포츠 행사를 연다”며 “파리 시민과 이곳을 찾는 모든 세계인이 파리라는 도시의 거대한 축제에 푹 빠지는 경험을 하게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달고 시장은 “이번 올림픽은 생태, 연대(連帶), 문화의 올림픽”이라고 강조했다. 지구온난화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생태 올림픽, 올림픽 정신을 바탕으로 인권·평화·여권 신장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연대의 올림픽이다. 그는 파리 올림픽이 단순한 스포츠 행사에 그치지 않고, 도시 곳곳의 문화적 공간을 활용한 축제 형식으로 치러진다는 의미로 문화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파리 올림픽이 내세우는 차별점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의 절반 수준으로 탄소 발생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100년 전 1924년 파리 올림픽 때 쓴 수영장을 다시 사용하는 등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새 경기장 건설을 최소화했다. 또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스타디움이 아닌) 강변에서 개막식을 여는 등 스포츠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큰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 이달부터 파리 시내 곳곳에선 (올림픽에 앞선) ‘문화 올림피아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파리는 이미 ‘올림픽 모드’에 들어섰다. 이달부터 9월 초까지 파리시 전역에선 전 세계 예술가들이 공연 수천 개를 연다. 아울러 7월 14일 성화 도착을 앞두고 6월 말부터 파리 20구(區) 대표들이 참여하는 ‘구 대항 올림픽’도 개최된다. 각 구 대표들이 나서 3대3 농구, 탁구, 브레이크댄스, 60m 달리기, 50m 수영 등 ‘미니’ 종목 7개를 놓고 우열을 겨룬다. 이 밖에 성화 도착과 함께 열리는 대중 마라톤 등 여름 내내 총 26개의 문화 행사와 스포츠 이벤트, 그리고 부대 행사 수백 개가 펼쳐진다.
-파리의 상징인 센강에서는 어떤 행사가 열리나.
“개방형 강수욕장(江水浴場) 세 개가 만들어진다. 파리 시민과 관광객들이 누구나 강에 들어가 수영할 수 있도록 한 시설이다. 6월 23일엔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대규모 물놀이 행사를 연다. 내가 직접 센강에 뛰어들 예정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토마스 바흐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토니 에스탕게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장 등에게도 초대장을 보냈다.”
-올림픽 티켓이 비싸 참여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파리는 ‘중간 계급(la classe moyenne)’의 도시다. 우리는 (비싼 티켓을 사지 않더라도) 누구나, 무료로 참여 가능한 개방된 올림픽 행사를 추구한다. 이를 위해 파리 시내에 26개의 무료 ‘팬 존(fan zone)’을 만든다. 이곳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함께 관람하고 즐길 수 있다. 또 성화대가 마련되는 16구 (센강 건너 에펠탑을 마주보는) 트로카데로 광장의 ‘챔피언스 파크’ 등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이 매일 공개 퍼레이드를 벌인다. 시민과 관광객들이 이 스포츠 스타들을 (무료로) 직접 보고 축하할 수 있는 장소다.”
파리 올림픽 경기 티켓은 평균 가격이 24유로(약 3만5000원)지만, 일부 인기 종목은 가격이 100만원이 넘는다. 개막식 티켓 가격은 2700유로(약 396만원)에 달한다. 이를 놓고 ‘부르주아(부자)들의 올림픽’이라는 일부 프랑스 언론의 비판이 있었다.
-유럽과 중동에서 분쟁이 많다. 테러 가능성 등엔 어떻게 대비하나.
“안전 문제가 결코 우리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도록 정부·경찰, 군과 협조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군경 6만4000여 명이 올림픽의 안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파리시는 2015년 11월 연쇄 테러 이후 안전 문제에 최선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 당시 테러 3주 후 파리에서 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열렸고, 이듬해 6월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 2016′에 9만명 이상이 모여 우려가 커졌지만 아무 문제 없이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센강의 수질, 교통대란 등의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올림픽 기간 파리를 떠나겠다는 주민들도 있는데.
“프랑스 언론이 올림픽에 대해 너무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 ‘올림픽 배싱(bashing·때리기)’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파리 시민들은 (언론에 나오는 것처럼) 올림픽 기간 파리에서 어떻게 도망쳐 나갈까보다 올림픽이라는 축제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 프랑스인은 여전히 수도에 대한 진정한 애정과 사랑, 애착을 갖고 있다.”
-유럽 최대 규모인 파리의 유대인과 무슬림 집단, 또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 집단 간 갈등 우려도 있는데.
“파리의 여러 외국인 커뮤니티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이번 올림픽을 화합과 공생의 장으로 만들려 한다. 성화 봉송에 여러 계층과 집단을 대표하는 이들이 나와 아름답고 감격적인 장면도 보여줄 예정이다. 2015년 테러 이후 (다양성이 기반인) 우리 사회에 의심과 패배의 분위기가 팽배해진 것을 느끼곤 했다. 올림픽을 통해 국가 전체에 단합을,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
☞안 이달고 시장은
파리시 역사상 최초의 여성 시장이자 프랑스 좌파 정계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다. 2014년 사회당 후보로 임기 6년의 파리 시장 선거에 나서 당선됐고, 재선해 2026년까지가 임기다. 2022년 프랑스 대선에 사회당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스페인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두 살 때 프랑스에 옮겨왔다. 이민과 여성·소수자 인권, 환경 정책에서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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