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1기압에서 다이아몬드 생산 성공

RSR-S 장치를 통해 만들어진 다이아몬드 결정. [사진=기초과학연구원]

국내 연구팀이 다이아몬드가 고온고압의 조건에서 생산된다는 패러다임을 깨버렸다. 대기압에서도 다이아몬드를 합성하는 법을 개발한 것이다.

로드니 루오프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연구단장 연구팀은 대기압(1기압)에서 다이아몬드를 합성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25일 발표했다.

다이아몬드는 우수한 열 전도성과 단단함, 내화학성을 갖는 탄소 물질로 전자기기의 열 전도체, 반도체의 온도 상승을 방지하는 방열 장치 등 활용도가 높다. 이런 다이아몬드는 합성이 매우 까다롭다. 섭씨 1300~1600도에 육박하는 고온과 1기압의 5만~6만배에 달하는 고압조건에서만 합성된다. 고온고압 조건을 유지하기 위한 압력 셀의 크기 제한 때문에 합성 가능한 다이아몬드의 크기도 약 1세제곱센티미터로 제한적이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뛰어넘었다. 빠르게 가열과 냉각이 가능한 ‘RSR-5’이라는 장치를 제작했다. 이 장치는 온도와 압력을 빠르게 조절해 액체 금속 합금을 만드는 장치다. 다이아몬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최적의 온도와 압력을 갖추고 있다.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재료로는 갈륨과 철, 니켈, 실리콘으로 구성된 액체 금속합금이 쓰인다. 연구팀은 다이아몬드를 만드는데 있어 액체 금속 합금의 황금 비율도 도출해냈다.

연구팀은 “메탄과 수소에서 갈륨 77.75%, 니켈 11.00%, 철 11.00%, 실리콘 0.25%로 구성된 액체 금속 합금을 만들었다”며 “액체 금속 합금 하부에서 탄소 확산이 1025도의 온도와 1기압 압력에서 이루어짐으로써 다이아몬드가 성장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따.

이렇게 만든 다이아몬드에서는 ‘실리콘 공극 컬러센터’ 구조가 발견됐다. 이 구조는 액체 금속 합금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실리콘이, 탄소로만 이루어진 다이아몬드 결정 사이에 끼어들어 있는 구조다. 이때, 실리콘 공극 컬러 센터 구조는 양자 크기의 자성을 가져 자기 민감도가 높고, 양자 현상(양자적인 특성)을 띈다. 향후 나노 크기의 자기 센서 개발과 양자 컴퓨터 분야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루오프 연구단장은 “반도체, 기계 산업과 같은 주요 산업에 바로 접목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 합성 원천기술”이라며 “한국이 앞으로 빠르게 응용 분야를 확장해 관련 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성장 조건에서 성장한 다양한 형태의 다이아몬드. [사진=기초과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