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구승민→이인복, 이승엽에 이어 최정까지 홈런 대기록의 현장에 또 롯데가 있었다[스경X현장]
롯데가 또 대기록의 현장에서 ‘들러리’가 됐다.
롯데는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에서 SSG 최정에게 대기록을 내줬다.
이날 SSG의 3번 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최정이 5회 홈런을 쳤다.
4-7로 뒤처진 5회 2사 후 타석에 나선 최정은 롯데 선발 이인복의 초구 127㎞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이 홈런으로 최정은 역사를 썼다. 경기 전까지 이승엽 두산 감독이 현역 시절 기록한 개인 최다 통산 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뤘던 최정은 통산 468번째 홈런을 쏘아올리며 이 부문 1위 기록을 자신의 이름으로 갈아치웠다.
최정은 개막 전부터 이 기록을 하루 빨리 달성하고 싶다고 했다. 올시즌 개막전부터 최정에게 홈런을 내준 팀도 롯데였다.
23일에는 애런 윌커슨이 3회 최정에게 홈런을 맞았고 24일에는 구승민이 홈런을 내줬다.
최정이 이승엽 감독과 타이 기록을 달성하는데까지는 19경기면 충분했다.
그런데 불의의 부상이 생겼다. 최정은 지난 17일 KIA전에서 상대 투수 윌 크로우가 던진 공에 맞아 옆구리에 부상을 입었다. 처음에는 미세골절까지 의심됐으나 다행히 타박상이라는 판명이 났다. 이후 1군 엔트리를 그대로 지킨 최정은 단 5일간의 휴식 후 다시 전력에 투입됐다.
그런데 우연찮게도 또 마주한 팀이 롯데였다. 최정은 23일 경기에서는 2루타를 생산해냈지만 이날 경기가 우천으로 노게임이 선언되면서 기록도 날아갔다.
그리고 24일 최정은 바로 감을 찾으며 홈런을 쏘아올렸다.
롯데는 유독 홈런과 관련된 대기록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승엽 감독의 굵직한 홈런 기록을 세워준 상대팀이었다.
가장 유명한 건 이승엽이 56호 홈런 기록을 세운 2003년이었다.
이승엽은 56홈런으로 아시아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그런데 이 기록을 내준 투수가 롯데 이정민(은퇴)였다. 2003년 10월2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이정민은 이승엽과 맞섰다가 홈런을 내주고 고개를 숙였다. 당시 데뷔 2년차 신예였던 이정민은 의도치 않게 이승엽에게 대기록을 내준 투수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이승엽은 2003시즌을 마치고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하며 잠시 KBO리그를 떠났다.
그가 다시 돌아온 후 대기록을 내준 팀도 또 롯데였다.
2015년 6월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구승민은 3회말 2사 후 주자없는 상황에서 이승엽에게 솔로 홈런을 내줬다.
당시 구승민은 “선배들이 더그아웃으로 들어왔을 때 ‘잘했다’고, ‘괜찮다’고 위로해주셨다. (이승엽에게 56호 홈런을 맞은)이정민 선배도 큰 경험이 될 거라고 말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인복이 최정에게 대기록을 내줬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개인 통산 피홈런이 26개였던 이인복은 27번째 홈런을 최정에게 내줬다.
어찌보면 이런 대기록의 희생양이 된 건 롯데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23일 경기 전 “축하해줄 건 축하해주고 승부할 때는 승부를 해야한다. 주자가 있어서 최정을 어렵게 보내야할 때는 순리대로 해야한다. 어렵게 보낼 때는 어렵게 보내야한다. 기록 때문에 일부러 한다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롯데는 최정이 신기록을 달성하는 동안 54개의 홈런을 내줬다. 최정이 사직구장에서 친 27번째 홈런이기도 하다.
최정은 특히 롯데 박세웅에게서 많은 홈런을 쳤다. 가장 많은 홈런을 내준 투수는 안영명이었고 최정에게만 8개의 홈런을 맞았다. 장원준도 7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안영명, 장원준은 모두 은퇴했다.
박세웅은 최정에게 6개의 홈런을 내줬다. 배영수 SSG 투수코치, KIA 양현종, 삼성 윤성환(은퇴)와 같은 수치다. 로테이션대로라면 박세웅이 25일 등판한다. 그 전에 이인복이 대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사직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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