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양 코스프레’…뻔뻔한 클린스만

박효재 기자 2024. 4. 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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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축구 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축구협회 제공


오스트리아 토크쇼 출연
‘탁구게이트’ 내막 소상히
“한국문화선 누군가 책임
그 당시엔 감독 차례…”
억울한 경질 뉘앙스 풍겨


재임중에도, 퇴임 뒤에도
여전히 휘둘리는 축구협


전 한국 축구 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이 또 카타르 아시안컵 실패를 선수단 갈등 탓으로 돌렸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23일 오스트리아 세르부스TV의 스포츠 토크쇼에 출연해 “파리에서 뛰는 젊은 선수(이강인)가 토트넘의 주장인 나이 많은 선수(손흥민)에게 무례한 언행을 했다”며 “그걸 마음에 담아둔 둘이 물리적인 충돌을 했다. 젊은 선수가 손흥민의 손가락을 탈골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전날 그런 일이 벌어지면서 팀 정신이 사라졌다. 코칭스태프 모두 그런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이튿날에도 대화했지만 모두 충격을 받았고, 더 이상 한 팀이 아니라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64년 만에 대회 우승을 노렸지만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0-2로 완패하며 탈락했다. 클린스만은 성적 부진, 선수단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면서 지난 2월 경질됐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요르단전 패배가 선수단 갈등 탓인 것처럼 말했지만, 대회 기간 내내 전술 부재와 선수단 구성에 걸맞지 않은 경기력으로 비판받았다. 이강인, 손흥민, 김민재 등 유럽에서도 내로라하는 구단에서 뛰는 선수들을 데리고도 90분 정규시간 내에 승리를 거둔 경기는 조별리그 첫 경기 바레인전이 유일했다.

반복되는 선수단 갈등 탓은 감독으로서 경력을 다시 이어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클린스만은 카타르 아시안컵 4강은 15년 동안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거둔 최고의 결과였다고 자화자찬했다. 억울하게 경질됐다는 뉘앙스가 짙다.

그는 이어 “하지만 한국 문화에선 누군가 책임져야 했다. 선수들은 다음 대회에 출전해야 해서 이번엔 감독 차례였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문화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은 틀려도 항상 옳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월드컵 8강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나아가고 싶었다”며 아쉬워했다.

클린스만 감독 재임 중에도 해외 재택근무, 겸업 등을 허용하며 통제하지 못했던 협회는 그가 떠난 뒤에도 그의 제멋대로 행보에 휘둘리고 있다. 현재 행보를 보면 재임 기간 중 있었던 일들에 대한 비밀 유지 조항 등을 계약에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감독 한 명 잘못 뽑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중이다. 대표팀을 응원하는 팬들은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새 감독 선임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될지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국 축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기술 철학도 설명하지 못하면서 현재 시즌 중인 K리그 지도자를 데려올 수도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미 황선홍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 홍명보 울산 HD 감독 등 한국 지도자로 결론을 내고 여론의 추이를 살피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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