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 태운 차량 ‘공포의 질주’…“급발진 의심”
[앵커]
최근 강릉에서는 '급발진 의심 사고' 상황을 재연하는 국내 첫 시험 감정이 진행됐는데요.
이런 가운데 경남에서는 60대 할머니가 10개월 된 손녀를 태우고 가던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났습니다.
운전자는 급발진 사고를 주장하고 있고, 경찰은 정확한 원인 파악에 나섰습니다.
보도에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신호대기로 멈춰선 차량.
["아빠 곰은 뚱뚱해."]
신호가 바뀌고 출발하려는 순간 차량이 굉음을 내며 덜컹대더니, 앞차를 들이받고 내달립니다.
출고 보름 된 신형 SUV 차량에 타고 있던 사람은, 66살 손 모 씨와 생후 10개월 손녀.
운전 경력 20년의 손 씨는 역주행 순간 정면에서 오는 화물차를 필사적으로 피하고.
["엄마야, 엄마야. 차가 안 선다."]
앞선 차들을 비켜 가며 2.3km 아슬아슬한 주행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결국 도로 옆 표지판과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됐습니다.
차량 5대가 파손됐고, 손 씨는 갈비뼈가 골절됐지만 손녀는 다행히 가벼운 부상만 입었습니다.
[손 씨/사고 차량 운전자/음성변조 : "브레이크를 죽기 살기로 밟았죠. 그게 완전 돌덩어리던데…. 안 밟혀, 안 밟혀. 어떻게 하든지 손녀딸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핸들을 끝까지 (잡았어요)."]
사고 차량입니다.
차량 전체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심하게 파손됐는데, 당시 사고 충격을 짐작케 합니다.
운전자는 차량이 급발진했고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김필수/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 "급가속이 되면서 굉음이라든지, 브레이크가 말을 안 듣는다든지, (운행) 시간이 길게 이뤄지면서 (운전자가) 장애물을 피하기 위한 노력도 보이기 때문에, 급발진 가능성은 굉장히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고기록 장치와 차량 감정을 의뢰하는 등 수사에 나섰고, 차량 제조사는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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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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