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 좌측 외야가 들썩였다…부상 후유증도 ‘천재 타자’의 대기록을 막을 순 없었다[스경X현장]

김하진 기자 2024. 4. 24. 22: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SG 최정이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개인 통산 468번째 홈런을 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SSG 최정이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개인 통산 468번째 홈런을 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SSG 최정(37)이 타석에 들어섰다. 외야 좌측으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정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는 긴 포물선을 그리며 담장을 넘겼다. 홈팬, 원정팬 할 것 없이 함성이 쏟아졌다.

최정은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3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해 드디어 대기록을 달성했다.

4-7로 뒤처진 5회 2사 후 타석에 나선 최정은 롯데 선발 이인복의 초구 127㎞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이 홈런으로 최정은 역사를 썼다. 경기 전까지 이승엽 두산 감독이 현역 시절 기록한 개인 최다 통산 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뤘던 최정은 통산 458번째 홈런을 쏘아올리며 이 부문 1위 기록을 자신의 이름으로 갈아치웠다.

데뷔 후 꾸준하게 홈런을 쏘아올린 최정이 가장 빛날 수 있는 자리에 섰다.

유신고를 졸업한 뒤 2005년 SK(현 SSG) 1차 지명으로 프로 무대에 입단한 최정은 데뷔 첫 해인 2005년 5월21일 현대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쳤다.

다음해 12홈런으로 프로 데뷔 두번째 시즌만에 두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최정은 이후 꾸준히 10홈런 이상을 쳤다. 지난해까지 18시즌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연속 시즌 두자릿수 홈런 기록은 이미 최정이 가지고 있다. 이날 홈런으로 19시즌으로 다시 또 기록을 갈아치웠다.

홈런왕 타이틀도 세 개나 가지고 있다. 2016년에는 개인 첫 40홈런을 쏘아올리며 데뷔 12년만에 생애 첫 홈런1위 타이틀(공동 1위)을 거머쥐었다. 2017년에는 한 시즌 개인 최다인 46홈런을 기록하며, 2년 연속 홈런 1위에 올랐다. 2021년에도 35홈런으로 통산 세번째 홈런왕을 차지하는 등 최정은 홈런의 대명사가 됐다.

SSG 최정이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개인 통산 468번째 홈런을 치고 축하받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최정은 KBO리그에서 한 경기 4홈런을 기록한 5명의 선수 중 한 명이기도 하다. 2017년 4월 8일 문학 NC전 5타석 4홈런을 달성했다. 한 경기에서 4개의 홈런은 역대 6차례, 두 번의 연타석 홈런은 역대 2차례 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대기록 달성이 가시화되면서 최정은 입버릇처럼 “빨리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마음처럼 홈런 페이스도 빨랐다.

시즌 개막 2연전인 23~24일 롯데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 최정은 대기록 달성까지 큰 슬럼프 없이 꾸준하게 홈런을 쳤다.

부상도 그의 홈런 페이스를 막지 못했다. 지난 17일 KIA전에서 상대 투수 윌 크로우가 던진 공에 맞아 옆구리에 부상을 입었다. 처음에는 미세골절까지 의심됐으나 다행히 타박상이라는 판명이 났다. 이후 1군 엔트리를 그대로 지킨 최정은 단 5일간의 휴식 후 다시 전력에 투입됐다.

23일 사직 롯데전에서 다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최정은 첫 타석에서부터 2루타를 쳤다. 이날 경기가 비로 노게임이 되면서 최정의 기록은 날아갔지만 타격감은 여전했다. 부상으로 휴식을 취했음에도 식지 않은 타격감을 자랑해 ‘역시 최정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24일에는 이숭용 SSG 감독이 좋은 예감이 들 정도로 타격감이 좋았다. 경기 전 최정의 타격 모습을 지켜본 이숭용 감독은 “오늘은 최정이 칠 것 같다”라며 미소지었다.

그리고 감독의 예감대로 최정은 바로 홈런포로 화답했다. 가장 최정이 홈런을 잘 칠 수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최정이 친 458개의 홈런 중 대부분의 홈런은 좌측으로 향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93개의 타구가 외야 좌측 담장을 넘겼다. 사직구장을 찾은 팬들도 최정의 타석 순서가 돌아올 때마다 좌측 담장들로 사람들이 모였다.

최정은 2아웃 후 168개의 홈런을 쳤다. 이날도 앞서 두 타자가 아웃됐음에도 기회를 살려 홈런을 쳤다. 초구를 가장 좋아한 최정은 초구를 노려 친 130번째 홈런으로 대기록을 썼다. 사직구장에서는 26번째로 나온 홈런이다.

SSG는 최정의 홈런볼을 잡는 팬에게 특별한 교환 혜택을 주기로 공언했다.

해당 경기에서 전달식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아울러 관중이 기증하면 2024~2025년 라이브존 시즌권 2매와 최정 친필 사인 배트, 선수단 사인 대형 로고볼, 2025년 스프링캠프 투어 참여권 두 장을 준다.

신세계 계열사 이마트는 최정의 대기록 홈런 공을 주운 관중에 이마트 온라인 상품권 140만원을 지급한다. 스타벅스는 음료 1년 무료 이용권을 증정하고, 조선호텔은 75만원 숙박권을 선물한다.

이날 경기의 승리도 SSG가 차지했다. 최정의 홈런을 시작으로 7회 4점, 9회 2점 등이 추가로 나오면서 12-7로 승리했다.

사직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