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강달러는 재앙”
“미국 제조업계에는 치명타”
바이든 겨냥 “나는 약세 유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기록적인 ‘강달러’ 추세에 대해 “미국 제조업계에는 재앙”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일본 엔화 대비 달러 가치가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가 대통령이었을 때 일본과 중국을 향해 그렇게(달러 대비 약세 유지) 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강달러가) 멍청한 사람들에게는 좋게 들리겠지만, 미국의 제조업계 등에는 재앙이다. 기업들이 경쟁할 수 없게 되어 많은 사업을 잃거나 ‘스마트한’ 외국에 공장을 짓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이것이 중국과 일본이 거대 기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그의 경제 참모들이 재집권 시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인위적인 ‘약달러’ 구상을 펼치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무역적자 문제를 시정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강달러 현상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일본 자민당 부총재인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와 만났는데, 엔화 약세 문제를 논의했을지 주목된다.
앞서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중심으로 미국 상품 수출을 늘리기 위해 달러화 평가 절하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1기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도 달러 평가 절하 필요성을 주장했고, 지난해 펴낸 저서 <공짜 무역은 없다>에서 고평가된 달러의 문제를 지적하며 불균형 해소를 위해 여러 수단을 활용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달러 가치 절하를 추진할 경우 자유무역질서 교란, 미국 내 물가상승 유발은 물론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에도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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