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같이… `승계` 힘 실어주는 김승연

장우진 2024. 4. 2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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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화그룹 제공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해외 은행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삼형제가 모두 김 회장의 사업 DNA를 물려받았다는 평가를 듣는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 체제에서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인수, 삼성과의 빅딜 등으로 미래 성장의 축을 닦았고, 아들들은 우주·로봇 사업에 더해 투자금융(IB) 사업으로 포석을 확장하면서 3세 경영의 청사진을 펼치는 그림이 그려진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조만간 김동원 사장과 함께 금융산업 현장 방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한화생명이 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Nobu Bank)' 지분투자를 결정한 만큼, 현지에서 진행되는 업무협약(MOU) 체결식에 김 회장이 직접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화생명은 작년 리포그룹 계열의 리포손보를 인수했고, 한화투자증권은 리포 계열 칩타다나증권의 자산운용사를 인수하기로 해 한화금융그룹이 투자은행(IB) 사업을 본격화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회장은 최근 장남 김동관 회장이 맡고 있는 우주산업, 삼남 김동선 부사장이 펼치는 로봇 산업 현장을 차례로 찾아 아들들의 신사업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이에 재계에서는 김동원 사장의 산업 현장 방문을 다음 수순으로 보고 있다.

재계에서는 김 회장의 최근 행보가 세 아들들에 대한 경영승계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마지막 '힘 실어주기' 차원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회장이 현장 방문에 나선 것은 2018년 1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베트남 공장 준공식 참석이 사실상 마지막으로, 최근 행보는 5~6년 만의 움직임이다.

김 회장은 그러면서도 아들들의 신사업 현장방문뿐 아니라 지난달 29일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연구개발(R&D) 캠퍼스 방문 후, 인근의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이글스-KT위즈간 프로야구 경기를 직관해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는 세 아들의 경영승계가 자신의 뜻대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화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대외 행보는 자제했지만 중요한 경영상 일정은 모두 보고받았다"며 "최근에는 거의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 현안 보고를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 회장의 행보와 맞물려 한화그룹도 최근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다. 한화그룹은 사업지주 체제로 운영되는데, ㈜한화의 몸집을 가볍게 하면서 순수지주사로 전환해 중장기적 계열분리를 위한 수순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화는 기존 건설·글로벌·모멘텀 사업을 영위해오다 최근 모멘텀 부문은 물적분할했다. 또 건설 분야에서는 해상풍력, 글로벌 분야에서는 플랜트 부문을 각각 떼 내 한화오션 산하로 편제했고, 모멘텀의 태양광 장비 사업은 한화솔루션이 맡기로 했다. 김동관 부회장이 맡은 우주·방산·에너지 사업에 한층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김동관 부회장이 맡은 방산 분야의 성과도 가시적으로 나오고 있다. 한화가 작년 인수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은 올 1분기 52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의 방산 사업 시너지를 결합하면서 김 부회장의 미래 사업 핵심 축으로 역할을 하게 된다.

김승연 회장은 1981년 부친인 고 김종희 회장이 갑작스레 사망하면서 29세 나이에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2002년엔 대한생명을 인수했고, 2015년엔 삼성과 방산·석유화학 부문 4개 회사를 인수하는 '빅딜'을 단행했다. 한화그룹 방산·에너지·우주산업의 핵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토탈 등은 빅딜이 기반이 됐다. 여기에 김동선 사장은 경영일선 복귀 후 한화로보틱스를 출범시키면서 유통·푸드·서비스 사업에 로봇 신사업을 적용하는 등 3세 경영 체제의 미래 산업 확장 포석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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