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납 안 하고 쓰레기통에 툭…1회용 취급받는 야구장 '다회용기'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1년에 80t이 넘습니다. 이걸 줄이기 위해 여러 번 재활용할 수 있는 '다회용기'를 도입했는데, 이것 역시 아무렇게 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은진 기자가 현장취재 했습니다.
[기자]
노래하고 환호하다 보면 배가 고픕니다.
응원도 좋지만 역시 야구장에선 먹어야 합니다.
맵고 달달한 떡볶이, 바삭한 치킨 한입 뒤엔 시원한 맥주가 필요합니다.
어느새 다 먹은 간식 이닝이 끝나자 매점으로 향합니다.
음식을 주문했더니 분홍색 그릇에 담겨 나왔습니다.
이번 달부터 서울시가 도입한 다회용기입니다.
1년에 87t 나오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여보려는 시도입니다.
이 다회용기가 잘 쓰이고 있는지 경기 내내 지켜봤습니다.
먹고 응원하고 버리는 사람들.
물이 든 페트병, 그냥 쓰레기통에 던지고 캔과 종이를 같은 통에 버립니다.
경기 중반인데 벌써 쓰레기통이 가득 찼습니다.
잘 버려졌는지 뒤져보겠습니다.
일반쓰레긴데 페트병도 있고, 맥주 캔도 있고 먹다 남은 과자와 심지어는 반납함에 있어야 할 다회용기까지 여기 버려져 있습니다.
일회용기 다회용기 할 것 없이 분리수거가 안 됩니다.
쓰레기통에서 용기가 나오고, 용기가 있어야 할 전용 반납함에 쓰레기가 쌓였습니다.
[서울 청소협동조합원 : 여기 있는 게 전부 저 안에서 나온 거예요.]
하나하나 꺼내 다시 분류하는 건 청소노동자 몫입니다.
[청소 노동자 : '분홍색 함에 갖다 넣으세요' 이렇게 계속해도 던지고 가는 사람도 많아요. 그런 경우가 많으면 (근무가) 10시간 넘을 때도 있어요.]
이러면서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다회용기가 쓰레기통에 있다 나온 걸 본 시민들은 사용을 꺼립니다.
[임명희/경기 오산시 : 서로 입으로, 입으로 통하는 거다 보니까… 아무래도 좀 위생상 그런 게 있어서 많이 사용은 안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이 용기들, 어떻게 세척하는지 찾아가 봤습니다.
손설거지로 한 번 씻고 고온 소독과 초음파 세척까지 거칩니다.
이 다회용기만 잘 써도 야구장 플라스틱 쓰레기 72%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영상자막 김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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