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으로 개발 사업 남발…실패는 누가 책임지나?
[KBS 춘천] [앵커]
알펜시아 입찰 담합 연속보도 마지막 순섭니다.
강원도는 개발에서 소외돼 온 탓에 역대 도지사들은 '알펜시아' 같은 대형 개발 사업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이런 사업들은 지역 발전이란 미명 하에 면밀한 사업성 검토도 없이 추진되고, 감시와 견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엄기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명분으로 건설된 알펜시아 리조트.
그 대가는 너무 비쌌습니다.
공사비 조달을 위해 빚을 1조 원이나 낸 탓에 한때 하루 이자만 1억 원에 달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매각된 뒤에도 담합이란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레고랜드 역시 강원도의 아픈 손가락입니다.
기반시설 조성 등 직·간접 투자로 공적 재원 6,000억 원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방문객은 100만 명 수준.
당초 기대의 절반 정돕니다.
동해안을 살리겠다며 만든 '양양공항'.
3,500억 원을 들었지만, 남은 건 '유령공항'이란 오명뿐입니다.
미시령동서관통도로도 문젭니다.
통행량이 예상보다 적어 민자사업자의 손실을 메꿔주기 위해 2036년까지 강원도가 줘야 할 돈이 3,500억 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최악의 공공사업' 24개를 선정했습니다.
여기에 레고랜드와 양양공항 등 강원도 사업 6개가 줄줄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김진선부터 최문순으로 이어지는 전임 강원도정의 역점 사업이었다가 애물단지로 변한 사업들입니다.
누구 하나 책임지겠단 사람은 없습니다.
[홍형득/강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 "선거가 임박했을 때 반짝효과를 노리고 사업들을 추진하기 때문에 그 후에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는 정말 무관심한..."]
그런데 최근, 지방자치단체의 무리한 사업 추진에 대해 단체장에게 책임을 묻는 법원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1조 원이 든 용인 경전철 사업입니다.
이정문 전 용인시장과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원들에게 214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물라고 법원이 판결한 겁니다.
[현근택/변호사/주민소송 대리 : "20년 만에 책임지는 거거든요. 계약하고 나서, 지자체장 같은 경우에는 의식 안 할 수 없죠. '내가 나가서 20년 후에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처음부터 '잘못 꿴 단추'였다는 '알펜시아'부터 '불평등 계약'의 대명사, '레고랜드까지.
견제 없이 던져진 장밋빛 전망의 후폭풍은 아주 '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
엄기숙 기자 (hotpenci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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