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경제] 물가 폭탄 도미노…‘점심값 만 원 시대’
[KBS 대구]가치 있는 소비를 위해 생활 속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같이경제 시간입니다.
1,400원, 1,700원.
2천 원도 안 되는 돈이지만 최근 이슈가 된 금액입니다.
바로, 환율과 휘발유 가격인데요.
최근 이스라엘-이란 충돌로 불안 심리가 커지며 원 달러 환율이 지난 16일, 장중 한때 1,400원을 돌파했습니다.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건 1997년 외환위기 등을 포함해 역대 네 번째인데요.
전국 휘발유 가격도 지난 18일 5개월여 만에 1,700원대에 진입했습니다.
전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가장 낮은 대구도 4주 연속 오름세입니다.
이 같은 고환율, 고유가 현상은 물가 상승 압력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유가와 환율이 상승하면 운송비와 수입 물가가 올라,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를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달 초 "3월에 연간 물가의 정점을 찍고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화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 3월 물가 정점론은 이미 무색해졌습니다.
식품업계에서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굽네치킨은 지난 15일부터 아홉 개 제품을 1,900원씩 올렸고, 파파이스도 평균 4% 인상했습니다.
조미김 원초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김 전문업체 세 곳도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롯데웰푸드도 초콜릿 제품가격을 12% 올릴 예정인데, 정부의 요청으로 인상 시기를 한 달 늦추기로 했습니다.
특히 정부가 외식, 식품 업체에 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이유, 바로 외식 서비스 물가가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는 가중치가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3.1% 중 외식 서비스의 기여도는 0.48%p에 달했는데요.
이는 외식 서비스 가격이 전체 물가의 15%를 끌어올린 셈입니다.
외식 물가는 직장인들의 점심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이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직장인의 점심값은 매끼 평균 만 원으로 나타났는데요.
응답자 10명 중 7명은 가격이 부담돼 점심값을 줄이려 노력한다고 답했습니다.
점심값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남녀 공통적인 '도시락 싸기' 외에, 남성은 구내식당이나 편의점 간편식 등 대체재를 찾는 반면, 여성은 커피나 디저트 등 식후 소비를 줄이는 방식을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해서 점심값을 6천 원까지 줄였는데, 이 중 23%가 5천 원까지 더 줄이겠다고 답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매달 발표하는 8가지 외식비만 봐도, 대구의 경우 수도권에 비해선 저렴하지만 냉면과 삼계탕, 비빔밥은 만 원가량을 줘야 사 먹을 수 있고요.
칼국수, 김치찌개도 7천 원 정도를 내야 합니다.
이런 고물가에 개인들이 소비를 점차 줄여나가면서 소비심리 위축과 기업투자 감소 등의 경기 둔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또,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산업을 지원해 물가를 안정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중동 위기가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으면 유가와 환율이 진정"되면서 "하반기에는 물가가 2%대로 안정화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장밋빛 전망이 현실화하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명확한 경제 정책의 방향성을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같이경제, 오아영입니다.
그래픽:김지현
오아영 기자 (a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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