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0년만에 해외 은행업 재진출… 김승연 꿈 이룬 김동원

임성원 2024. 4. 2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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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인니 노부銀 지분 인수
생보사 해외은행업 진출 첫 사례
1993년 인수 아테네銀, IMF때 철수
'글로벌 한화금융' 구상 실현 잰걸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미완성 꿈인 해외 은행업 진출을 차남 김동원이 30여년 만에 이뤄냈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이 현지 은행의 지분을 매입할 예정이다. 한화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사업 영역을 또 한번 넓혔다.

24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전날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의 지분 총 40.0%를 매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한화생명은 향후 각 국 감독당국의 인허가 승인을 거쳐 주주 간 지분 거래 체결 등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화금융은 지난해 3월과 6월 리포그룹 금융자회사인 '리포손해보험'과 '칩타다나증권 및 자산운용'의 지분을 인수한 이후 리포그룹의 은행 계열사까지 대주주로 등극하며 현지서 종합금융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한화가 인도네시아 은행업을 따낸 건 지난해 2월부터 글로벌 사업을 주도한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사장)의 공이 컸다. 김 사장은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을 넘어 장기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경제·인구가 성장 중인 인도네시아를 주요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 확장 전략을 펼쳐나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2년 연속 5%대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급속도로 성장하는 신흥 시장으로 꼽힌다.

김 사장은 존 리아디 리포그룹 대표와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오며 이번 지분투자 건을 성사시켰다. 지난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올 1월 포럼에서 만나 노부은행 지분 인수를 비롯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로써 한화는 외환위기 등으로 행보를 멈춘 글로벌 은행 사업을 재추진하게 됐다.

한화는 1990년대 해외 금융 진출에 포문을 열며 1993년 그리스 상업은행인 아테네은행을 인수했다. 선대 회장인 김종희 회장 때부터 그리스와 인연을 이어간 김승연 회장은 아테네은행을 사들인 이후 약 5년간 운영했다. 그리스 정부는 당시 민영화 정책을 추진했고, 한화는 매물로 나온 아테네은행을 사들였다. 김 회장은 1998년 매각 전까지 아테네은행 회장직을 겸하며 현지 은행업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한화는 또 지난 1996년 프랑스계 엥도수에즈 부다페스트은행 헝가리 현지법인을 인수해 헝가리 한화은행으로 출범시켰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경제가 침체돼 헝가리한화은행의 적자가 지속되자, 17년 동안 운영한 은행을 현지 제조업체에 매각했다.

한화는 이후 10여년 만에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을 통해 글로벌 은행 사업에 다시 뛰어들게 됐다. 글로벌 무대 전면에 나선 김동원 사장을 통해 동남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등 탈(脫)아시아 해외 사업으로 확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는 현지에서 은행업을 추진하며 그동안 쌓인 디지털 역량에 리포그룹의 은행 경영 노하우를 접목해 단기간 내 시장에 안착할 방침이다. 초기에 한화생명과 한화금융 계열사가 지닌 디지털 모바일 경험을 빠르게 도입, 기존 대면 중심의 전통적 채널에 디지털 뱅킹 등을 더한 하이브리드 채널을 구축할 계획이다. 방카슈랑스 채널을 활용해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의 생명보험 상품과 리포손해보험의 상품 판매를 결합해 시너지 창출도 모색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2년 현지 생보사를 인수한 후, 2013년 10월 영업을 개시해 수도권 중심으로 영업망 확대를 추진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수도인 자카르타와 메단, 발리 등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약 2500명의 설계사가 활동 중이다. 주력 상품은 변액보험으로, 건강 및 단체보장성 보험 등 상품 판매도 다변화하고 있다. 지속적인 현지화와 내실화, 규모 성장 추진을 통해 진출 6년 차인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으로 세전이익 흑자도 달성했다. 지난해부터는 지분투자를 확대하며 생·손보업을 넘는 상품 포트폴리오도 구상하고 있다.

한화금융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축적한 디지털 역량을 강점으로 다양한 글로벌 및 로컬 플랫폼 선도사들과 제휴와 협업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디지털 기반 종합금융사로서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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