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 부진해? 멀티히트에 도루로 어느덧 ‘유격수 TOP 10’ 재진입… 최고 유격수 경쟁 불 지폈다

김태우 기자 2024. 4. 2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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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성은 24일(한국시간) 미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에 선발 5번 유격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도루 1득점을 기록했다.
▲ 김하성의 멀티히트 게임은 지난 4월 11일 시카고 컵스전(4타수 2안타) 이후 처음이다. 두 경기 연속 무안타로 0.216까지 처졌던 시즌 타율은 이날 2개의 안타를 추가하며 0.228로 올랐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시즌 초반 공격 생산력 측면에서 지난해보다 다소 못한 느낌을 주는 김하성(29·샌디에이고)이지만, 무너지지는 않고 있다.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지는 타율에도 불구하고 긴 슬럼프까지 빠지지는 않으며 버티고 있고, 수비에서도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찾아가며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도루 페이스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좋은 수준이다. 그렇게 버티고 버틴 결과 어느덧 최고 유격수를 둔 레이스에 다시 가세한 모양새다.

김하성은 24일(한국시간) 미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에 선발 5번 유격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도루 1득점을 기록했다. 김하성의 멀티히트 게임은 지난 4월 11일 시카고 컵스전(4타수 2안타) 이후 처음이다. 두 경기 연속 무안타로 0.216까지 처졌던 시즌 타율은 이날 2개의 안타를 추가하며 0.228로 올랐다. 시즌 출루율은 0.333에서 0.339로, 시즌 장타율은 0.398에서 0.402로 각각 올랐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741을 유지했다. 다만 팀이 4-7로 역전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시즌 타율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OPS만 놓고 보면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김하성은 지난해 0.749의 OPS를 기록해 개인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는 리그의 공격 생산력이 높아져 전체적인 평균이 올라가기는 했지만 여전히 리그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김하성의 조정득점생산력(wRC+)은 2022년 106, 2023년 112였고 올해도 105로 지난 2년과 그렇게 큰 차이는 아니다.

샌디에이고는 이날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김하성(유격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잭슨 메릴(중견수)-그레이엄 폴리(지명타자)-타일러 웨이드(3루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매니 마차도가 잠시 라인업에서 빠져 있는 가운데 주릭슨 프로파가 4번으로 들어가고 김하성이 5번에 위치했다. 최근 두 경기 모두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김하성에 대한 팀의 믿음은 굳건했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마이클 킹이 선발로 나섰다. 올 시즌을 앞두고 후안 소토(뉴욕 양키스)를 트레이드할 당시 얻은 킹은 팀의 3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경기력과 안정감은 당초 원투펀치로 뽑혔던 다르빗슈 유-조 머스그로브보다 더 낫다는 평가도 나왔다. 어떻게 보면 샌디에이고로서는 리그 최약체 중 하나인 콜로라도를 맞이해 킹의 등판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하루였다. 4연전 시리즈의 첫 판을 잡은 샌디에이고는 연승을 노리는 날이었다.

샌디에이고가 1회부터 선취점을 뽑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선두 잰더 보가츠의 볼넷에 이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좌전 안타를 치며 보가츠를 2루에 보냈다. 이어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좌전 적시타를 쳐 2루 주자 보가츠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진 1,3루에서 주릭슨 프로파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며 1회에 두 점을 선취했다.

▲ 김하성은 1회 콜로라도 선발 펠트너를 상대한 6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벌였다. 먼저 2S를 당했지만 3구와 4구를 파울로 걷어냈다. 5구째 떨어지는 체인지업 유인구를 참아낸 김하성은 1B-2S에서 6구째 95.2마일 싱커가 낮은 쪽에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고 쳤다.
▲ 이날 선발로 나선 킹은 3⅔이닝 동안 8피안타(1피홈런) 3볼넷 5탈삼진 6실점(4자책점)으로 부진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점대(4.11)까지 올랐다. 불펜이 나름 분전했지만 타선이 무기력했다.

김하성도 뒤를 받쳤다. 콜로라도 선발 펠트너를 상대한 김하성은 6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벌였다. 먼저 2S를 당했지만 3구와 4구를 파울로 걷어냈다. 5구째 떨어지는 체인지업 유인구를 참아낸 김하성은 1B-2S에서 6구째 95.2마일 싱커가 낮은 쪽에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고 쳤다. 이는 3루수 방면 내야 안타로 이어지며 안타가 됐다. 다만 김하성은 후속 타자 루이스 캄푸사노의 병살타 때 아웃돼 아쉬움을 남겼다.

김하성은 2-1로 앞선 3회에도 안타를 치며 좋은 감을 이어 갔다. 3회 선두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그런데 후속 타자 주릭슨 프로파의 삼진 때 2루 도루를 시도하던 크로넨워스도 2루에서 아웃되며 아웃카운트 두 개가 한꺼번에 올라갔다. 팀 분위기가 완전히 끊길 위기였다.

하지만 김하성이 이 흐름을 되살리며 팀 추가점에 큰 공을 세웠다. 다시 펠트너를 상대한 김하성은 초구와 2구 모두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을 지켜봤다. 2S의 불리한 상황에 다시 몰렸다. 그러나 좀처럼 이 상황에 굴하지 않는 김하성은 경험이 많고 침착했다. 3구와 4구가 빠지는 것을 보며 볼카운트를 동등하게 맞춘 김하성은 5구째 슬라이더가 가운데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잡아 당겨 좌전 안타를 쳤다. 두 타석 만에 멀티히트 완성이었다.

김하성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후속 타자 루이스 캄푸사노 타석 때 발로 2루를 훔쳤다. 타이밍도 스피드도 모두 좋았다. 김하성의 시즌 7번째 도루가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안타와 발로 득점권 기회를 만든 김하성의 활약에 동료들도 화답했다. 첫 타석에서 병살타에 그친 루이스 캄푸사노가 김하성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적시 2루타를 쳤고, 이어 잭슨 메릴이 중전 적시타로 뒤를 받치며 2사 후 2점을 추가해 4-1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이 좋은 흐름이 이어지지 않았다. 3회까지 1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지던 선발 마이클 킹이 4회 들어 흔들렸다. 4-1로 앞선 4회 소나기 안타에 수비 실책까지 겹치며 어려운 이닝을 했다. 선두 몬테로에게 안타를 맞았고, 놀란 존스의 1루 땅볼 때는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실책이 나오며 무사 1,2루가 됐다. 이어 브랜든 도일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무사 만루에 몰렸다.

여기서 킹이 버티지 못했다. 브랜단 로저스에게 좌월 만루홈런을 맞으며 경기가 순식간에 뒤집힌 것이다. 2S라는 유리한 카운트를 먼저 선점하고도 3구째 포심이 높게 들어가며 로저스의 방망이를 벗어나지 못했다. 실투의 대가는 너무 가혹했다. 콜로라도는 만루포로 단번에 5-4 역전에 성공했다. 흔들린 킹은 이후에도 이닝을 잘 마무리하지 못했다. 1사 후 찰리 블랙먼에게 안타를 맞은 것에 이어 에제키일 토바에게 2루타를 맞았다. 라이언 맥맨을 고의4구로 고르고 엘리아스 디아스를 삼진으로 잡아 전략이 성공하는 듯했으나 몬테로에게 다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허무하게 1점을 더 내줬다. 만루작전이 무의미해졌다.

▲ 4회 무사 만루에서 킹이 버티지 못했다. 브랜단 로저스에게 좌월 만루홈런을 맞으며 경기가 순식간에 뒤집힌 것이다. 2S라는 유리한 카운트를 먼저 선점하고도 3구째 포심이 높게 들어가며 로저스의 방망이를 벗어나지 못했다.

샌디에이고는 4-6으로 뒤진 5회에도 1점을 더 허용했고, 이후 타선은 무기력하게 끌려가며 단 1점도 내지 못했다. 김하성도 5회 선두타자로 나선 세 번째 타석에서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7회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들어가 중견수 뜬공에 머물렀다. 더 이상 타격 기회는 없었고 샌디에이고도 4-7로 져 아쉬움을 남겼다.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에 당한 역전패였다.

이날 선발로 나선 킹은 3⅔이닝 동안 8피안타(1피홈런) 3볼넷 5탈삼진 6실점(4자책점)으로 부진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점대(4.11)까지 올랐다. 불펜이 나름 분전했지만 타선이 무기력했다. 김하성이 2안타,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3안타, 잭슨 메릴이 2안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2안타를 기록했지만 12개의 안타를 치고도 4득점에 그쳤다. 경기 초반 분위기가 좋을 때 상대를 더 밀어붙여야 했으나 그렇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 4회 킹이 무너진 것도 아쉬웠다.

다만 이날 안타 2개와 도루 하나를 추가한 김하성의 개인 성적은 더 올랐다. 그리고 최근 선수의 전체적인 가치를 평가하는 데 유용하게 쓰이는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도 1.0을 돌파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에 따르면 김하성의 24일까지 WAR은 1.0으로 리그 유격수 중 10위다. 시즌 초반 WAR을 쌓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래도 꾸준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공격에서 +2.5, 수비에서 +2.9를 기록하며 공·수 모두에서 평균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팬그래프’가 집계한 김하성의 2022년 WAR은 3.7이었고, 지난해에는 무려 4.3으로 경력 최고치를 찍었다. 팬그래프가 집계한 달러 환산 가치는 2022년 2970만 달러, 2023년 3470만 달러에 이른다.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 김하성의 총액 1억 달러 이상 계약을 점치는 이유 중 하나다.

▲ 현재 유격수 부문 WAR 1위는 강력한 내셔널리그 MVP 후보로 거론되는 무키 베츠(LA 다저스)다. 베츠는 24일까지 WAR 1.8을 기록하며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 5위부터 10위까지는 격차가 거의 나지 않는 만큼 한 경기 성적으로도 뒤집힐 수 있는 차이다. TOP 10에 오른 김하성이 역전 레이스를 벌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유격수 부문 WAR 1위는 강력한 내셔널리그 MVP 후보로 거론되는 무키 베츠(LA 다저스)다. 베츠는 24일까지 WAR 1.8을 기록하며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전체 2위이자 아메리칸리그 1위는 바비 위트 주니어(캔자스시티)로 WAR 1.6을 기록 중이다. 두 선수는 잘 치고, 잘 달리고, 수비도 나름 괜찮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유격수 최고 WAR을 놓고 치열하게 다툴 전망이다.

3위는 거너 핸더슨(볼티모어)으로 1.5, 4위는 엘리 데 라 크루즈(신시내티)로 1.3, 5위는 앤서니 볼피(뉴욕 양키스)로 1.1, 6위는 김하성과 FA 유격수 최대어를 다투는 윌리 아다메스(밀워키)로 1.1, 7위는 한때 샌디에이고 소속 선수였던 CJ 에이브람스(워싱턴)로 1.0, 8위는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로 1.0, 9위는 올란도 아르시아(애틀랜타)로 1.0이다. 김하성이 그 뒤를 이은 10위다. 5위부터 10위까지는 격차가 거의 나지 않는 만큼 한 경기 성적으로도 뒤집힐 수 있는 차이다. TOP 10에 오른 김하성이 역전 레이스를 벌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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