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년만에 은행 연체율 최고, 위기 가계·자영업자 많다

한겨레 2024. 4. 2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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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은행권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4년9개월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가계대출에선 신용대출, 기업대출에선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이 0.27%로 안정적이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연체율은 1월 0.74%에서 2월 0.84%까지 치솟았다.

연체율의 급격한 상승은 많은 가계·중소기업·소상공인이 위기에 처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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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본점 창구 모습. 연합뉴스

우리나라 은행권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4년9개월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가계대출에선 신용대출, 기업대출에선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금리가 크게 오른데다, 경기 후퇴의 영향을 받아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이자를 제때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빚을 늘려줘 시간을 벌게 해주는 것보다는 채무조정의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 가계 소득이 늘고, 이로 인해 소비가 늘어 침체한 내수 경기가 호전될 수 있게 정부의 정책 대응 노력도 필요한 때다.

금융감독원이 24일 발표한 2월 말 국내 은행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비율)은 전달보다 0.06%포인트 커진 0.51%로 집계됐다. 2019년 5월 0.51% 이후 최고치다. 기업대출의 경우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이 0.7%까지 치솟았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이 0.27%로 안정적이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연체율은 1월 0.74%에서 2월 0.84%까지 치솟았다.

은행들은 분기 말에 부실채권을 몰아서 매각하거나 상각 처리한다. 따라서 분기가 끝나는 달에는 연체율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연체 관리를 하는데도 연체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게 우려스럽다. 우리나라 시중금리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 은행 연체율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에서 1.5%(2017년 11월30일), 1.75%(2018년 11월30일)로 올린 뒤 1년가량 0.5%를 웃돈 적이 있을 뿐, 이후 하락세를 이어왔다. 그러던 것이 코로나 위기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 인상과 함께 2022년 말부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저금리 시기에 민간 부채가 급팽창을 했던 까닭에, 이번 상승세는 쉬 누그러질 것 같지 않다.

그나마 가계부채가 줄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다. 2월에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1조9천억원, 3월에 4조9천억원 감소했다. 이는 가계가 빚을 더 늘려 대응하기에 한계가 온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대출의 건전성 관리를 완화해선 안 된다. 상환 위기에 빠진 차주에 대해서는 신용회복 지원제도에 따른 채무조정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코로나 위기 이전인 2010∼2019년 평균 연체율은 0.78%였다. 정부가 이를 내세워 ‘은행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느긋해서는 안 된다. 연체율의 급격한 상승은 많은 가계·중소기업·소상공인이 위기에 처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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