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만난 낙선자들 작심발언 …"배타적 친윤 때문에 졌다"

박윤균 기자(gyun@mk.co.kr),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박자경 기자(park.jakyung@mk.co.kr) 2024. 4. 2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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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10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국민의힘 의원들을 24일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위로하고 국정 운영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낙선한 일부 중진 의원은 뼈 있는 말을 건네며 윤 대통령에게 변화를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친윤계) 중 일부가 비윤석열계에 배타적인 분위기를 만들면서 당을 끌고 간 부분이 있다"며 "그런 게 총선 패배의 원인이 됐다고 본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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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당선자 앞서 낙선자 만나
50명 초청 '미안하다' 다독여
"우리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
尹에 책임장관 건의하기도
서병수·최재형은 불통 지적
"당내 다양한 목소리 보장을"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불출마·낙천·낙선 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 격려 오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나라와 국민, 그리고 당을 위해 애쓰고 헌신한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우리는 민생과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라고 말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전했다. 이승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10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국민의힘 의원들을 24일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위로하고 국정 운영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낙선한 일부 중진 의원은 뼈 있는 말을 건네며 윤 대통령에게 변화를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나라와 국민, 그리고 당을 위해 애쓰고 헌신한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우리는 민생과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일선 현장에서 온몸으로 민심을 느낀 의원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의 도리"라며 "고견을 많이 들려달라"고 말했다.

오찬이 시작되자 일부 참석자가 마이크를 들고 공개발언에 나섰다. 비례대표 초선인 우신구 의원은 "수도권 선거 전략을 잘 짜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며 "대오각성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선거에서도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했고, 서정숙 의원은 "소통을 강화하고 그 내용이 위로 잘 전달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건의했다.

서울 종로에서 낙선한 최재형 의원은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을 바꾸고 고쳐보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며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보장해 의견이 다르더라도 지향점이 같다면 우리와 함께 갈 수 있는 많은 사람들과 연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산에서 선거구를 옮겨 '험지 출마'를 했다가 떨어진 서병수 의원은 "과거와 달리 정치적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이다보니 중도를 얼마나 설득하느냐가 선거의 성패를 가르게 된다"며 "당에서 소외되고 거리가 있던 사람들도 함께 끌어안아 외연을 확장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선 전부터 당내에서 소위 '친윤석열계(친윤계)'를 향해 쓴소리를 담당해왔던 두 의원이 당내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 셈이다.

특히 서병수 의원은 "대통령께서 정책에 대해 너무 디테일한 부분까지 챙기시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장관이나 총리가 책임지고 일하도록 하고, 잘못된 일이 있을 때는 단호하게 책임을 물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친윤계) 중 일부가 비윤석열계에 배타적인 분위기를 만들면서 당을 끌고 간 부분이 있다"며 "그런 게 총선 패배의 원인이 됐다고 본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친윤계 지도부 구성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다수 참석자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미안하고 수고했다"며 낙선자들을 다독이고 격려하는 데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을 '동지'로 표현하며 "끝까지 함께해달라"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에서 "여러분들은 제가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함께한 동료들이자 한 팀"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참석자는 "윤 대통령께서 변화의 의지를 많이 보이셨고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많이 성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브리핑에서 "이번 오찬은 제21대 국회의원들의 의정 활동을 격려하고 당과 정부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당 소속 의원 중 당선자보다 낙선·낙천자를 먼저 만나는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쓴소리를 먼저 듣겠다는 취지라는 얘기다. 다만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 등 민감한 현안은 이날 오찬에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찬에는 총선에 출마했다가 떨어졌거나 공천을 받지 못해 불출마한 여당 소속 현역 의원 약 50명이 참석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과 유의동 정책위의장,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행, 정희용 수석대변인 등 주요 국민의힘 당직자도 자리했다.

[박윤균 기자 / 신유경 기자 / 박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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