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아름다운 도전

2024. 4. 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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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선수들이 심판의 진행 아래 공정한 규칙을 지키며 경쟁하는 인내와 예절의 현장이자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넘치는 무대다.

지난해 6월 독일에서 열린 베를린 스페셜올림픽 세계하계대회의 탁구 복식 종목에 출전했던 우리나라의 박채유 선수는 훌륭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줘 관중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스페셜올림픽과 버투스 게임 모두 발달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꿈과 기회의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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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선수들이 심판의 진행 아래 공정한 규칙을 지키며 경쟁하는 인내와 예절의 현장이자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넘치는 무대다. 국적과 인종, 종교, 언어 등 모든 구분과 경계를 초월해 감동을 자아내는 영역이기도 하다. 관중은 선수들이 펼치는 스포츠맨십의 드라마를 지켜보며 아낌없는 환호와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지난해 6월 독일에서 열린 베를린 스페셜올림픽 세계하계대회의 탁구 복식 종목에 출전했던 우리나라의 박채유 선수는 훌륭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줘 관중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경기 도중 자신이 친 공이 아웃됐는데, 심판의 착오로 오히려 한국팀에 점수를 잘못 줬다는 사실을 알려 오류를 정정한 것이다. 이 대회에 참가한 한국의 발달장애인 선수들은 총 64개 메달을 획득해 평소 갈고닦은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당시 대회를 취재한 언론사 기사를 보면 우리 선수단이 획득한 메달 총 개수와 종목별 메달 수, 그리고 혼신의 힘으로 최선을 다한 시합 과정 등은 확인할 수 있지만, 국가별 집계 순위는 나와 있지 않다. 승부와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선수들의 도전정신과 자신감을 고취하는 스페셜올림픽의 특성 때문이다. 모든 발달장애인에게 문호가 개방되는 것이 스페셜올림픽의 포용력이다. 유니폼에 국기를 부착하지도 않고,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갔을 때 국가가 연주되지도 않는다.

스페셜올림픽의 정신은 독특한 조 편성 방식인 디비저닝(Divisioning)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전 경기를 통해 선수들은 기량 차이에 따라 등급을 나눠 최소 3명(팀)에서 최대 8명까지 한 그룹으로 묶여 경기를 치른다. 만약 디비저닝 기록보다 결승 기록이 20% 이상 향상되거나 눈에 띄게 향상된 플레이를 펼치면 실격 사유에 해당한다. 지나친 승부욕과 성적에 대한 집착이 스페셜올림픽 정신에 어긋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스페셜올림픽은 3위 밖의 선수들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도전 그 자체를 격려한다. 메달권 선수들과 함께 시상대에 올라 메달 대신 리본을 수여받는다. 금메달을 딴 선수는 금메달리스트라는 말 대신 '첫 번째 승리자'라고 호명된다. 나머지 선수들도 차례대로 승리자의 칭호를 부여받는다.

참가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두는 스페셜올림픽 외에 발달장애인 엘리트 선수들이 출전해 성적을 겨루는 국제대회도 존재한다. 지난해 6월 프랑스 비시에서 열린 버투스 글로벌 게임에 참가한 우리 선수단은 금메달 4개, 은메달 5개, 동메달 7개로 총 16개의 메달을 획득해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다. 스페셜올림픽과 버투스 게임 모두 발달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꿈과 기회의 무대다. 큰 박수와 열띤 응원으로 격려할 아름다운 도전이다.

장애인 선수들의 스포츠 대회는 통합사회로 나아가야 하는 우리 모두의 대회이자 더 많은 사람이 함께 교류하며 즐기는 스포츠 이벤트여야 한다. 지난해 스페셜올림픽 하계대회 당시 봉사의 발길이 넘쳐났던 베를린은 그야말로 축제 현장이 따로 없을 정도로 흥겹고 설렜던 도시였다. 국내에서도 장애인들을 위한 스포츠 대회는 매년 개최돼 아름다운 도전을 펼치고 있다. 자칫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도록 더 많은 분의 아낌없는 관심과 성원, 그리고 따뜻한 격려를 당부드린다.

[이용훈 스페셜올림픽코리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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