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와 떼창 대신 자장가 "꿀잠 자러 오세요"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4. 4. 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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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을 잠재우기 위한 이색 콘서트가 열린다.

분위기를 띄우는 신나는 음악, 객석을 박차고 일어난 관중의 환호와 떼창은 여기에 없다.

서 소장은 매트리스 제조·판매 사업을 하다가 수면의학에 관심을 가졌고 수면음악·동화·치료 등 잠과 관련된 영역을 넓혀왔다.

이번 콘서트에 참여하는 피아니스트 윤한도 수면음악 앨범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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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수면콘서트 여는 박준철·서진원씨
가수 윤딴딴·피아니스트 윤한
성우 낭독·수면 디제잉 공연
내달 2일 세빛섬서 첫 개최
12시간 진행에도 전석 매진
침대·잠옷·숙면용품 제공도
공연기획사·수면연구소 대표
'슬립 뮤직' 음반내며 손잡아
국내 첫 수면 콘서트 '베스트드림콘서트'를 여는 기획사 노미놈의 박준철 대표(왼쪽)와 바른수면연구소의 서진원 소장. 이승환 기자

관객을 잠재우기 위한 이색 콘서트가 열린다. 분위기를 띄우는 신나는 음악, 객석을 박차고 일어난 관중의 환호와 떼창은 여기에 없다. 대신 1인 1침대에 숙면을 돕는 차분한 라이브 음악과 푹신한 베개, 고급 기내 서비스를 방불케 하는 맞춤형 수면 서비스가 밤새 제공된다. 다음달 2일 서울 서초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개최되는 '베스트드림콘서트'다.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12시간 동안 가수 윤딴딴과 이진아, 피아니스트 윤한, 첼리스트 원민지 등의 공연이 진행된다. 성우 김두희의 고전 낭독, 수면음악 장르로 각광받는 앰비언트 디제잉과 아침을 깨우는 모닝 재즈 공연까지 알차다. 첫 회임에도 1장당 7만원인 77석이 금세 매진됐다.

공연을 주최하는 기획사 노미놈의 박준철 대표와 바른수면연구소의 서진원 소장은 매일경제와 만나 "불면의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이 정말 많은 데 반해 마땅한 솔루션이 없었던 것 같다"며 "수면과 관련된 모든 즐길 거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연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보겠다"고 말했다.

서 소장이 10여 년 전부터 생각해온 기획이 박 대표와 만나 현실화됐다. 서 소장은 매트리스 제조·판매 사업을 하다가 수면의학에 관심을 가졌고 수면음악·동화·치료 등 잠과 관련된 영역을 넓혀왔다. 그러다 PD로 일하며 음악 콘텐츠를 만들다 기획사 '노미놈'을 차린 박 대표와 연이 닿았다. 국내 섬, 몽골 등에서 자연의 소리를 따다가 뮤지션과 함께한 '베스트 슬립 뮤직' 음반이 이들의 협업물이다.

수면 유도 음악은 최근 각광받는 장르다. 단조로운 흐름에 화성학적으로도 가장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소리로 구성된다. 이번 콘서트에 참여하는 피아니스트 윤한도 수면음악 앨범을 낸 바 있다. 서 소장은 "전 세계 어느 문화권, 국가에도 자장가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음악은 5~6년 전만 해도 수면의학에선 잘 다루지 않는 주제였지만 최근 환자들이 먼저 이런 음악과 ASMR을 찾아 듣자 관련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연의 목적은 무엇보다 '잠'이다. 우선 서 소장의 수면 강의로 문을 연다. 수면 기능성 음료와 따뜻한 차, 세로토닌 분비를 돕는 바나나·키위·아몬드 등의 다과도 준비된다. 관객이 자발적으로 스마트폰을 떼어놓을 수 있게 '휴대폰 감옥'도 구비했다. 여기에 잠옷·베개는 물론 숙면에 필요한 각종 편의를 기내 서비스처럼 제공한다.

박 대표와 서 소장은 '누워서 듣고 보는 콘서트'를 구현하기 위해 공연장을 구하는 데 가장 애를 먹었다고 한다. 밤새도록 공연이 진행되고, 천장을 미디어아트 전광판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적절한 대관료를 맞춰야 했기 때문이다. '관객 숙면'이란 목표에 충실하기 위해 서 소장의 매트리스 업체 외엔 각종 기업 협찬·광고 제의도 거절했다. 박 대표는 "장소가 결정되니 이후 기획은 어렵지 않더라"며 "첫 회를 성공적으로 연 뒤 규모를 키우고 세계 무대로도 진출해 'K슬립'을 퍼뜨려보겠다"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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