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질병예방 강화도 의료개혁이다

2024. 4. 2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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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온스의 예방이 1파운드의 치료보다 낫다"는 격언은 언제나 옳다.

질병으로 인한 환자의 고통, 고액의 장기적인 치료비용, 그리고 개인과 사회가 겪어야 할 생산성 손실을 효과적인 예방을 통하여 극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 확산을 방지하고 의료비용을 절감하며 국민 대다수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질병예방 및 관리는 보건당국의 가장 핵심적인 책무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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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온스의 예방이 1파운드의 치료보다 낫다"는 격언은 언제나 옳다. 질병으로 인한 환자의 고통, 고액의 장기적인 치료비용, 그리고 개인과 사회가 겪어야 할 생산성 손실을 효과적인 예방을 통하여 극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의 요구와 수요에 영합해야 하는 한국의 의료시장, 민간 중심의 의료공급 체계는 수익성을 이유로 예방을 도외시하고 진단 및 치료에 대부분의 의료자원을 할당하는 구조적 결함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의 역할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민간 주도 의료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면 정부가 주도적, 능동적 그리고 선제적으로 질병예방 및 관리 정책을 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질병 확산을 방지하고 의료비용을 절감하며 국민 대다수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질병예방 및 관리는 보건당국의 가장 핵심적인 책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정부의 질병 예방정책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거나 심지어 퇴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극적이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우리 정부는 질병 예방 및 관리 예산을 급하게 줄이고 있다. 물론 코로나19 직접 대응을 위한 백신 및 치료제 관련 예산의 감축은 피할 수 없겠지만, 여타 질병 예방 및 관리 예산의 확충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적정한 예산 확대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추세라면 2025년도 예산(안)에서는 질병관리 예산이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아니더라도 우리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예방 가능한 질병들은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인플루엔자, 폐렴구균,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대상포진 같은 질병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러한 질병은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소극적인 정책으로 충분히 관리되지 않고 있다.

예방접종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면 개인의 고통과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집단면역 수준을 높임으로써 우리 국민 전체의 건강 수준 향상 효과가 기대되는데도 말이다.

국가예방접종 프로그램의 확대는 국민 건강 증진과 경제적 이득을 동시에 가져온다. 그 사례로 질병에 걸렸을 때 극심한 고통과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대상포진으로 2021년에 무려 72만명이 넘는 환자가 고통을 겪었는데, 예방접종이 활성화되면 많은 국민들이 대상포진의 위험에서 보호되고 사회경제적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보건 및 사회경제적 효과를 인정하여 영국, 캐나다, 호주 등 많은 국가에서는 수막구균과 대상포진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사업의 일부로 포함시키고 있다.

치료에 과도하게 치우친 우리의 보건의료 체계와 의료자원 배분은 하루속히 개선되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따른 감액 예산의 상당 부분을 여타 감염병 및 예방접종 확대 등 질병 예방에 투자함으로써 질병을 예방적 차원에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여건과 토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초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의료개혁의 일환으로서 질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체계적이고 제도적인 예산 등 투자 강화와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믿는다.

[이기효 인제대 보건대학원장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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