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도 안 했는데 차였다…클린스만 "뮌헨 감독 안 해, 두 번 경험했으면 됐다"

조용운 기자 2024. 4. 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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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에른 뮌헨이 0고백 1차임의 수모를 겪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의 차기 사령탑에 관심이 없다고 거절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2008년 클린스만 감독을 성적 부진으로 경질한 적이 있어 후임 감독 후보군에 포함하지도 않은 상황이라 눈길을 끈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바이에른 뮌헨 입장에서는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걸까. 위르겐 클린스만(60)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사령탑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클린스만은 24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세르부스 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바이에른 뮌헨 차기 감독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토마스 투헬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 가운데 혹시나 자리에 관심이 있는지 물음이었다.

클린스만은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만하면 됐다"고 운을 뗀 클린스만은 "선수, 감독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모두 경험했다. 그거면 충분하다"라고 선을 그었다.

클린스만은 선수와 지도자로 바이에른 뮌헨에서 아주 짧게 지냈다. 현역 때는 황혼기라 할 수 있는 1995년부터 2년간 몸을 담았다. 두 시즌에 걸쳐 84경기에 나서 48골을 넣었다.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고 1년 뒤인 1998년에 은퇴했던 걸 고려하면 마지막 순간까지 나쁘지 않았던 활약이었다.

감독은 낙제점이었다. 지난 2008년 7월부터 2009년 4월까지 바이에른 뮌헨을 지도했던 클린스만은 한 시즌을 채 마치지 못하고 짐을 쌌다. 2008-09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위를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FC 바르셀로나에 0-4로 지는 등 지도력 한계를 드러내 경질됐다.

워낙 안 좋았던 기억이라 바이에른 뮌헨은 클린스만을 차기 감독 후보로 생각조차 안 하고 있다. 그런데 자신이 먼저 "이만하면 됐다"고 손사레를 쳐 웃음을 안긴다. 그러면서 "바이에른 뮌헨은 훌륭한 능력과 개성을 갖춘 감독을 선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 클린스만은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뛰는 젊은 선수가 토트넘의 주장이자, 나이 많은 선수에게 무례한 말을 했다. 이게 폭발해 싸움으로 번졌고, 어린 선수가 고참의 손가락을 탈골 시켰다. 주위 사람들이 말리고 나서야 다툼이 끝났다. 선수단 모두가 충격을 받았고, 나는 그때 더 이상 한국이 원팀이 아니라고 느꼈다”라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클린스만은 이 자리에서 한국에서의 경험도 이야기했다. 1년간 한국 대표팀을 지휘했던 그는 "환상적인 경험이었다"라며 "한국은 월드컵 8강에 나설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 계속 일하기를 원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하지 말아야 할 말도 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기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사이의 물리적인 충돌이 벌어진 것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클린스만은 아시안컵 당시 상황에 대해 "젊은 선수가 나이 많은 선수에게 무례한 말을 했다. 이걸 담아뒀다가 싸움을 벌였고, 어린 선수가 고참의 손가락을 탈골시켰다"라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젊은 선수는 이강인, 나이 많은 선수는 손흥민이다.

상황이 심각해는지 "몇 명이 말리고 나서야 다툼이 끝났다. 선수단 모두가 충격을 받아 정신이 없었다. 그때부터 더 이상 원팀이 아니라고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클린스만은 철저하게 방관자 시점을 유지했다. 선수단의 충돌에도 화합을 위한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 이 문제가 드러나면서 한국 축구는 봉합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이강인이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했고, 지난달 A매치를 앞두고 팬들을 향해서도 "모든 분의 목소리가 저에게 너무나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좋은 축구선수가 될 뿐만 아니라 팀에 더 도움이 되고 모범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한국 축구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 성적 부진으로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서 불명예 낙마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여전히 자기 변호에 힘을 쓰고 있다.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한 이유로 선수들을 지목했다. 요르단과 준결승 전에 손흥민과 이강인이 몸싸움을 벌인 걸 해외 방송에서 직접 언급하며 지금까지 물고 늘어진다. ⓒ 세르부스TV 캡쳐

클린스만은 이전에도 자기 변호에 상당히 힘을 썼다. 경질 직후 독일 매체 '슈피겔'을 통해서도 "경기 측면에서 봤을 때 아시안컵은 성공적인 결과"라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한국에 불어넣었다"라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추가시간에 반전을 이뤄낸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 호주와 8강전을 예로 들며 "그야말로 순수한 드라마와 같았던 경기"라고 자랑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드라마를 자주 입에 올렸다.

그러나 냉정하게 전술적으로 만든 반등이 아닌 선수들이 발휘한 투혼의 결과였다. 선진 지도 시스템을 원해 선임한 외국인 감독 사단인데 정작 클린스만 감독은 구태의연한 정신력을 강조하는 접근법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 클린스만은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뛰는 젊은 선수가 토트넘의 주장이자, 나이 많은 선수에게 무례한 말을 했다. 이게 폭발해 싸움으로 번졌고, 어린 선수가 고참의 손가락을 탈골 시켰다. 주위 사람들이 말리고 나서야 다툼이 끝났다. 선수단 모두가 충격을 받았고, 나는 그때 더 이상 한국이 원팀이 아니라고 느꼈다”라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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