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까지 김건희 일정 비공개…JTBC 기자 "언제까지 이럴건가"

조현호 기자 2024. 4. 2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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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양국 합의따라 여사일정 비공개" 왜?
한국일보 "비정상, 잠행한다고 의혹 해소 안 돼"
진성준 "외교상 결례…부끄러운 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의 공식 환영식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총선 이후 첫 외교행사인 한국-루마니아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비공개행사 일정만 소화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명품백 수수 의혹 이후 시작된 김 여사의 잠행이 외국 대통령 부부의 방한 행사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가혁 JTBC 기자는 “대체 언제까지 이럴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고, 한국일보는 “잠행한다고 김 여사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외교상 결례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23일 보도자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공식 방한 중인 클라우스 베르네르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실질 협력 증진 방안과 지역 및 국제 정세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도자료에선 이날 공식행사 참석자로 김건희 여사와 요하니스 대통령 부인을 찾을 수 없었다.

대통령실이 공개한 '루마니아 대통령 공식방한(공식 환영식)' 4장, '루마니아 대통령 공식방한(기념촬영)' 3장, '한-루마니아 소인수회담 및 정상회담' 4장, '한-루마니아 협정 및 MOU 서명식' 4장 등 사진에도 김 여사의 모습은 없다. 대통령실 공식영상 <루마니아 대통령 공식방한 방산 원전 문화협력 확대>에도 김 여사와 루마니아 대통령 부인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통령실이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적은 보도자료(1면)에 김건희 여사 등 대통령 내외의 명단은 보이지 않는다. 사진=대통령실 보도자료 갈무리

24일 대통령실 출입기자 등에 따르면 대통령실 관계자가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가 루마니아 대통령 배우자와 비공개 일정이 있다”, “세부일정은 양국간 합의에 따라 모두 비공개하기로 했다”(TV조선 '뉴스9' 보도)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도 “대통령실은 양국 합의에 따라 김 여사와 요하니스 여사는 대통령실 외부에서 열린 배우자 간 교류 일정에만 비공개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김 여사는 명품백 수수 논란 이후 4개월 넘게 잠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15일 윤 대통령과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끝으로 공개 석상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에 한국일보는 24일자 사설 <'두문불출' 영부인 언제까지…사과하고 제 역할 다해야>에서 “정상외교 관례상 영부인이 특별한 이유 없이 비공개 일정만 소화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법에 명시된 영부인의 활동과 임무는 없지만 영부인이 참석해야 하는 외빈 의전 행사 등 공적인 역할을 하지 않거나, 비공개로 하는 것을 정상적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의 잠행으로 (명품백 의혹 등에 대한) 논란이나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국일보 2024년 4월24일자 사설

한국일보는 “윤 대통령은 영수회담을 계기로 김 여사 특검법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에 합당한 설명을 통해 김 여사의 공적 활동 재개 명분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제 비서실장 임명을 계기로 1년5개월 만에 언론 소통을 재개한 만큼 다음 달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에게 양해를 구하는 기회로 삼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가혁 JTBC 기자는 24일 오전 유튜브 '뉴스 들어가혁'에서 “공식활동을 했는데, 이게 비공개된 것이면 공식적인 것인가 비공식적인 것인가, '공식'과 '비공개'라는 어울리지 않는 표현을 서로 붙여서 써야 하는 어색한 상황”이라며 “한 나라 대통령의 부인의 잠행.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는지, 대체 언제까지 이럴 것인지 의문이 따라온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이어 지난 2월7일 KBS 1TV에서 방송된 <특별대담-대통령실을 가다>에서 박장범 앵커가 김 여사 의혹을 두고 “외국 회사 뭐 조그마한 백”이라고 묻자 윤 대통령이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 이렇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습니다”라고 답한 일을 소환했다. 이 기자는 당시 “사과의 타이밍을 놓쳤다는 평이 나왔다”며 “이후 '총선 리스크'라는 표현까지 붙으며 대한민국 영부인은 지금까지 잠행하고 있는데, 아무튼 정상적인 상황이라 보기 어려운 '김건희 여사의 잠행'의 끝은 어디인가”라고 되물었다. 이 기자는 “대통령 부부가 어린이들을 초청하는 '어린이날 행사'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가혁 JTBC 기자가 24일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뉴스들어가혁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루마니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행사에도 비공개하기로 한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두고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언제까지 이럴건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뉴스들어가혁 영상 갈무리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루마니아 정상들에게는 무슨 결례인지 모르겠습니다마는 대중 앞에 노출되기 어려운 사정이 김건희 여사에게 있는 모양”이라며 “그래서 비공개 행사만 하자고 제안했던 것 같고, 루마니아도 하는 수 없으니 그걸 수용했던 것 같은데, 이것도 참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진 위의장은 “외국 앞에 떳떳하고 당당하지 못한 것 아니냐”며 “왜 이런 상황까지 처해졌는지 대통령실이 분명하게 반성하고, 이런 수모를 겪게 하는 대통령실이 대오각성하고 국내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겸허하게 받들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오늘은 24일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대변인, 대외협력비서관에게 △대통령실 관계자가 '양국의 합의에 따라 여사들의 일정을 비공개하기로 했다'고 기자들에게 밝힌 것이 사실인지 △비공개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인지, 우리 측에서 요청한 것인지 △외교상 결례가 아니냐는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 발언을 어떻게 보는지 △일정 비공개가 정상적이지 않다, 사과하고 여사로서 역할을 다하라는 한국일보 사설에 어떤 견해냐는 질의를 문자메시지와 SNS메신저로 보냈으나 현재까지 답변이 없었고, 전화연결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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