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24시] 의령군, 56명 사망 우 순경 총기 사건 42년 만에 첫 위령제 

김대광 영남본부 기자 2024. 4. 2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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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군, 청년 반값 임대주택 수리비 지원…최대 2500만원
'의병 가치 전파' 의령홍의장군축제 성료

(시사저널=김대광 영남본부 기자)

오태완 의령군수가 의령4·26추모공원을 찾아 위령탑을 살펴보고 있다. ⓒ의령군

42년의 한을 달래줄 역사적인 첫 추념 행사가 경남 의령에서 열린다. 의령군은 오는 26일 오전 10시 의령4·26추모공원에서 군 주관 '의령4·26위령제' 및 추모식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일명 '우순경 사건'은 경찰로 근무하던 우범곤 순경이 1982년 4월26일 의령군 궁류면에서 마을 주민에게 무차별 총기를 난사해 56명을 숨지게 한 비극적인 사건으로 사건 발생 42년 만에 처음으로 위령제가 군 주최로 개최된다. 

위령제가 열리는 4·26추모공원은 오태완 군수가 2021년 12월 당시 김부겸 총리와의 면담에서 "경찰은 공권력의 상징인데 그런 경찰이 벌인 만행인 만큼 국가가 책임이 있다. 그래서 국비로 이들의 넋을 위로해야 한다"는 건의가 도화선이 돼 추진위원회 구성과 추모공원 건립 확정 단계까지 이르렀다. 당시 정권은 보도 통제로 철저하게 이 사건을 덮었고 이후 민관 어디에서도 추모행사 한번 열지 못한 채 안타까운 세월만 보냈다. 

의령군은 유족 대표와 군수가 포함된 '의령4·26추모공원 조성사업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공원 명칭, 장소 선정, 보상 협의까지 순조롭게 끝마쳤다. 2022년 행정안전부로부터 7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았고 도비 2억원과 군비 21억원을 합쳐 추모공원을 공사 중에 있으며 하루빨리 위령제 개최를 소망하는 유족들의 뜻을 받들어 완공된 위령탑 앞에서 첫 번째 추모행사를 진행한다.

위령탑은 희생자·유족·현세대 모두를 위해 지어졌다. 희생자 넋을 '추모'하고, 생존자인 유가족을 '위로'하고, 지금 우리 세대에게는 다시는 비극적인 죽음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위령탑 디자인에 담았다. 위령탑 비문에는 희생자 이름과 사건의 경위, 건립취지문을 새겨 기록했다. 

이날 열리는 위령제는 위령탑 제막에 이어 오태완 군수와 유족 대표 등이 참여한 제례가 열린다. 유족 전도연씨가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고 혼을 부르는 대북 공연과 살풀이춤. 그리고 장사익 추모공연이 펼쳐진다. 

오 군수는 "억장 무너지는 긴 세월을 참아온 유족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전 군민이 함께 역사적 사명감으로 이 사업을 완수했다"며 "이제 의령은 '우순경의 시대'를 떨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다. 26일 새로운 역사가 열리는 순간을 직접 목도하는 감격을 의령에서 맞이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 의령군, 청년 반값 임대주택 수리비 지원…최대 2500만원

경남 의령군은 방치된 빈집을 리모델링해 인근 시세의 반값으로 청년에게 임대하는 '청년 반값 임대주택 수리비 지원사업' 참여자를 모집한다.

임차인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임대주택 확보 및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전년도 대비 500만원 상향된 최대 2500만원까지 지원한다.

청년들의 주거 부담을 줄이고 인구 유입을 유도하는 '청년 반값 임대주택 수리비 지원사업'은 관내 1년 이상 방치된 빈집 소유자에게 주택 리모델링 비용의 80%를 지원해 의무임대기간(2~4년) 동안 인근 시세의 반값으로 청년에게 임대주택을 제공한다.

신청접수는 해당 물량(2동) 소진시까지며 참여를 희망하는 빈집 소유자는 지원신청서 및 자격 증명서류를 구비해 빈집 소재 읍면사무소 또는 의령군청 소멸위기대응추진단 청년정책팀에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 의병 가치 전파, 의령홍의장군축제 성료

'의병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탄생시킨 의병의 성지 의령군이 축제 이름을 바꾸고 두 번째로 개최한 제49회 의령홍의장군축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18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된 이번 축제에 의령군이 선보인 의병정신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12만명이 의령을 찾았고 군민들도 하나 된 마음으로 축제를 즐겼다. 

군은 의령의 자부심이자 의병의 상징인 의병탑에 야간 조명으로 불을 밝혀 비장함을 연출했고 '홍의장군'의 '홍색'을 축제 상징 색깔로 지정해 축제장 곳곳을 홍의장군의 웅장한 기상으로 채웠다. 축제 시작을 알리는 의병출정 행렬과 횃불 행진을 시작으로 열린 개막식은 대한민국 대표축제 비전선포식까지 더해 화려함으로 무장했다. 

느티나무에 큰 북을 매달아 치며 최초로 의병을 창의했던 1592년 4월22일 그날을 재현한 '북의 울림' 공연, 곽재우 장군과 17장령 그리고 이름없는 의병까지 이들의 삶과 투쟁을 재조명한 창작 주제공연은 '의병의 혼'을 깨웠고 이어 밤하늘 상공에 떠올라 '난세의 주역! 의령'을 형형색색 빛깔로 표현하는 드론멀티쇼가 펼쳐지자 축제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축제 기간만큼은 의령군은 젊은 도시로 변했다. 행사장 어딜 가나 어린이와 학생들로 붐볐다. 어린이들은 의병서당에서 의병들의 활약상이 담긴 책을 읽고 의병체험장과 의병훈련소에서 방패, 활, 칼 등의 의병 무기를 만들며 의병 훈련을 체험했다.

학생들은 시대별·지역별 전국 의병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전국 의병주제관과 세계의병문화체험을 통해 의병에 대해 학습했다. 이들은 충익사, 망우당 곽재우 생가 등 주요 의병유적지를 찾아 인증을 남기면 기념품을 지급하는 의병유적지 모바일 스템프 투어에도 활발히 참여했다.

홍의장군축제와 함께하는 동반 축제들도 각자 다른 색깔을 가진 다채로운 선택지로 관광객들을 맞이했다. 26kg 초대형 수박이 등장한 의령 토요애 수박축제, 8회를 맞이한 성인가요 신예 등용문 이호섭가요제, 청정한 자연환경에서 처음 개최된 의령천 민물낚시대회 등도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아쉬움도 있었다. 우천을 대비해 프로그램 진행과 안전사고 예방에는 빈틈이 없었으나 일부 행사장과 주차장에 흙물이 고여 통행과 주차가 불편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오태완 군수는 "위기 앞에 의연히 일어선 희생정신과 정의와 공동체라는 목표를 위해 모두를 끌어안은 의병들의 통합과 화합의 정신을 다시금 군민들께 일깨우고 싶다"고 말했다. 

의령홍의장군축제 개막식 퍼레이드 모습 ⓒ의령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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